中 시진핑 3박4일 신장行···'민족단결, 경제발전' 초점

2022-07-17 15:22
  • 글자크기 설정

"석류씨처럼 단단히 뭉쳐야"

"변방 아닌, 일대일로의 핵심"

"가는 곳마다 환호와 박수"

신장 통치정책 '성공' 과시

서방 제재 맞서 '경제발전' 초점 전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7월 13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 소재한 신장위구르자치구 박물관을 방문해 키르기스족의 '마나스' 공연을 관람하고 공연단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홍콩 특별행정구,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최근 3주 사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시찰한 지역이다. 이들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홍콩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나라 두 체제), 소수민족 강압 통치 정책에 대한 서방국의 비판 중심에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올가을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전국대표대회)에서 3연임을 앞둔 시진핑 주석이 중국 정책의 성공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이들 지역을 방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시찰 후 2주 만에 CCTV 등장
중국 국영중앙(CC)TV는 14일 저녁 7시(현지시간) 신원롄보(新聞聯播)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12일부터 3박 4일간 이어진 신장자치구 시찰을 32분을 할애해 집중 보도했다.
시 주석이 지난 7월 1일 홍콩 시찰 보도 이후 약 2주 만에 CCTV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CCTV는 시 주석이 가는 곳마다 현지 주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는 모습을 화면에 담아내 서방이 주장해 온 인권 침해, 강압 통치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이번 시 주석의 신장 행보는 민족 단결, 경제 발전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석류씨처럼 단단히 뭉쳐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 13일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의 톈산구 구위안샹을 방문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현지 위구르족 복장을 차려 입은 주민들도 시진핑 주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시 주석의 첫 방문지는 신장자치구 중심 도시 우루무치에 소재한 신장 대학교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보도에 따르면 학생·교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은 통일된 다민족국가로, 중화민족의 다원일체(多元一體)는 중국의 두드러진 특성"이라고 말했다.

다원일체는 다양한 기원을 가진 소수민족이 한족을 중심으로 중화민족을 이룬다는 뜻으로, 시 주석은 이날 현지 특산물인 석류에 빗대어 "석류씨처럼 단단히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민족의 운명은 중화민족의 전체 운명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중화문명은 신장 각 민족문화의 근본으로, 이는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형성과도 연결된 중요한 정치적 문제"임을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이 위대한 조국, 중화민족, 중화문화, 중국 공산당,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정체성을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찰 이틀째 방문한 신장위구르자치구 박물관에서도 중화민족의 다원일체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화문명의 넓고 깊음과 원대하고 유구함은 각 민족의 우수한 문화가 마치 수많은 하천이 강으로 합류하듯 모여서 형성된 것"이라며 "신장 역사가 중화민족의 교류 중 형성된 역사를 인식함으로써 중화민족의 다원일체를 더 강력히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키르기스족 민족 영웅 서사시인 '마나스' 공연도 관람했다. CCTV는 "외부 침략에 맞서 투쟁하는 민족의 역사를 담은 것"으로 "오래전부터 단결해 온 중화민족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우루무치시 소수민족의 95% 이상이 거주하는 톈산(天山)구 구위안샹(固原巷) 마을도 방문했다. 이곳에서 시 주석은 "공산당 사회 기층 조직을 잘 건설해 투쟁의 보루 역할을 발휘해 각 소수민족과 긴밀히 밀착해야 한다"며 공산당 통치를 재차 강조했다.

또 현지 위구르족 아이들이 중국 초등학생의 필수 암기 시(詩)인 당(唐)대 시인 이신(李紳)의 '민농(憫農)' 등을 읊는 모습도 참관하면서 "중화민족의 전통 문화 교육은 어릴 때부터 실시해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 한다"며 "아이들이 매일 보고 들으며 은연중 감화되도록 하는 게 중화민족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기반"이라고 말했다.
 
"변방 아닌, 일대일로의 핵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월 14일 신장위구르자치구 투루판시 포도 재배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시 주석은 중국의 신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따른 신장 지역 경제 발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우루무치 국제항에서 중국-유럽 화물열차 운행을 직접 목도한 시 주석은 "일대일로 추진으로 신장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닌 핵심구이자 허브로 발전했다"며 "서방으로의 개방된 교두보를 만들어 실크로드 경제벨트 핵심구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루무치 북서쪽에 위치한 도시 스허쯔(石河子)를 방문한 자리에선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신장 지역 발전과 민족 단결 증진에 기여한 공헌을 높이 평가하며 "병단의 전략적 역할은 대체불가하다", "더 강력하고 번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장생산건설병단은 신중국 설립 후 마오쩌둥(毛澤東)이 신장 지역의 황무지 개간과 방위를 위해 인민해방군 10만명을 파견하면서 설립된 준군사조직이다. 미국은 앞서 신장 인권침해를 이유로 이 단체를 제재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이 밖에 시 주석은 투루판(吐魯番)에서는 포도 재배 현장을 시찰하며 "문화와 관광의 융합 발전을 통해 인민을 부유하게 하는 산업을 조성할 것"도 당부했다. 
 
"가는 곳마다 환호" 習 신장 통치책 '성공' 과시
시 주석의 신장자치구 공식 방문은 2014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2014년 시 주석이 시찰할 당시 신장자치구 현지에선 각종 테러활동이 성행했었다.

당시 시 주석은 '테러리즘, 분리주의 퇴치'를 강조했지만, 시 주석의 시찰 일정 마지막 날 현지 우루무치 기차역에서 이슬람 분리주의 세력에 의한 자폭 테러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중국의 신장 지역에 대한 공산당 통제는 한층 더 강화됐다. 외신들은 신장 지역의 이슬람사원이 파괴되고, 위구르족 언어 사용이 금지되고, 위구르족이 수용소 강제노동에 동원되는 등 인권탄압이 심각하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은 이를 문제 삼아 지난달 신장자치구 상품과 신장산 원자재가 포함된 상품 등의 수입을 원칙상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도 시행했다.

하지만 이번 CCTV 화면에는 시 주석이 가는 곳마다 현지 소수민족 주민들이 손을 흔들며 박수치고 환영하는 화기애애한 장면만 담겼다. 서방 매체의 인권 침해 보도에 맞서 안정된 현지 민심과 민족 단결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리밍장(李明江)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나트남국제학연구소 부교수는 로이터에서 시진핑 주석의 신장 시찰은 올가을 20차 당대회 3연임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서방의 인권 침해 압력에 맞서 신장자치구 안정을 위해 시행한 정책의 결과가 성공적이었음을 과시했다고 해석했다.

다이란 로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블룸버그에서 "올해는 (3연임을 앞둔) 시진핑 주석에게 중요한 해"라며 "최근 대내외 환경이 최악으로 변한 상황에서, 이 모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정치적 의지, 자산이 자신에게 있다는 걸 가시적인 성과로 보여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해석했다. 

시 주석의 신장 방문 보도가 중국이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앞두고 경제적 위기감이 커진 타이밍에 이뤄졌다는 점도 이러한 의견을 뒷받침한다.

15일 중국 정부는 2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인 2020년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6.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이미 중국이 올 한 해 성장률 목표치(5.5%) 달성이 사실상 힘들 것이라며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 맞서 '경제발전' 초점 전환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신장 사회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한 중국이 앞으로는 통치정책이 반테러가 아닌 지역 경제 발전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신장문제 연구가인 장야오융(蔣兆勇)은 홍콩 명보를 통해 이번 시 주석의 신장 방문을 통해 "중국의 신장 지역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일단락 됐음을 보여줬다"고 해석했다.

특히 미국의 신장 제재 방침 후 중국이 현지 지역 경제와 민생 발전에 주력하기 시작했다며 향후 정부의 신장에 대한 지원책이 확대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지난해 말엔 '철권통치' 상징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천취안궈(陳全國)가 물러나고 광둥성 성장 출신인 테크노크라트(기술 전문관료) 대표주자 마싱루이(馬興瑞)가 신장 당서기로 취임했다. 마 서기는 취임 후 현지 투자 유치, 관광 추진, 물류 발전, 고용 확대 등에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