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발언 이후 매일 쇄도하는 혜화·종로·용산·남대문·영등포·수서경찰서의 출석 요구에 대해 지구 끝까지 도망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혜화경찰서 조사를 시작으로 각 경찰서와 출석 날짜를 협의해 차례대로 성실하게 조사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청장은 지난 6월 20일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와 관련해 “불법을 저질러서는 절대 자기 의사를 관철할 수 없다”며 “불법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라도 반드시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전장연은 “활동가들을 흉악범 다루듯 하는 것은 서울경찰청장 스스로 자격이 없다는 것을 밝히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다시 한번 공개사과를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활동가가 사법처리를 감수하며 싸워왔다”며 “많은 것을 바꿔왔던 우리의 투쟁을 단순히 불법행위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조사를 받아야 할 경찰서에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없다”며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을 마련하지 않고 조사받으러 오라고 하는 경찰이 정말 21세기 대한민국의 공공기관이라 얘기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전장연 측은 경찰서 내 편의시설이 마련되면 추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26명의 전장연 활동가가 36건의 사건으로 출석 요구에 응했거나, 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전장연 활동가들은 혜화·종로·용산·남대문·영등포·수서경찰서의 출석 요구에 모두 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7일 열린 박 대표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위력으로 버스 운행에 관한 업무를 방해했다”며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8월 18일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