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시장에서 연말 기준금리를 2.75~3.0%까지 기대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서면서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예측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워낙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2.75%나 3.0%가 될 지, 그 아래가 될 것인지는 주요 선진국들의 금리 변화, 유가와 경기 등 여러 요인에 달려 있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또한 향후 금통위의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넘어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 두번 금리가 더 올라도 긴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중립금리는 학술적 의미로 봤을 때 범위가 매우 넓은데 금리를 2.25%로 올려도 중립금리 범위에서 하단에 가까워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중립금리 수준까지 왔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고공행진 중인 물가 상승세의 정점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올해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쯤 물가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물가가 정점을 찍더라도) 이후 물가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려가지는 않고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에 경기가 침체될 경우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너무 성급하다"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수 개월간의 경기 변화 추세,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갈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9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 방한으로 이창용 총재와의 면담도 예정돼 있는 가운데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에 대한 질문에는 "(한미 통화스와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할이기 때문에 재무부 장관이 직접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외환시장과 관련해 여러 방면을 고려하기로 한 만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과 옐런 장관 사이에 그(외환시장 안정방안)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