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SK㈜ C&C의 AICC 사업인 'Accu.AICC(아큐닷에이아이씨씨)'는 자연어 인식(챗봇), 음성 인식(보이스봇), 데이터 분석 등 회사가 과거부터 개발해온 인공지능(AI) 기술을 하나로 통합한 서비스다.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차지원 SK㈜ C&C AI/Data플랫폼그룹장은 "SK㈜ C&C는 많은 금융사와 공공기관이 자체 콜센터와 AI를 결합하길 원하는 것을 확인하고 지난해 초부터 AICC 사업을 전개했다"며 "Accu.AICC를 통해 자체 콜센터를 가지고 있거나, 메신저와 챗봇만으로 고객 응대를 하는 기업이 AI 기술을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Accu.AICC는 AI가 단순히 상담원과 연결에 앞서 사전 고객 응대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담원과 협업함으로써 최상의 고객 만족을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음성변환(Speech to Text) 기술로 고객의 음성을 텍스트로 바꾼 후 대화 내용을 분석해 고객이 어려운 주제를 문의해도 최상의 답변을 추천한다. 초보부터 숙련자까지 모든 상담원의 답변에 전문성을 더할 수 있다.
차 그룹장은 "Accu.AICC의 설계 사상은 '우리 쪽 앱 쓰세요'가 아니다. 서비스 구성 자체가 유연하게 모듈(Module)화되어 있어 고객의 다양한 IT 환경과 콜센터 시스템에 퍼즐처럼 꿰맞출 수 있게 되어 있다"며 "AICC와 같은 B2B(기업 간 거래) IT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구축·운영한 경험이 있느냐는 것인데, 이 점에서 SK㈜ C&C는 국내 최고 수준의 노하우를 갖췄다"고 말했다.
단순히 AI 기술만 보고 섣불리 IT 선도 기업의 서비스를 도입했다가 사내 IT 서비스와 환경에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낭패를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게 차 그룹장의 지적이다. 이 점에서 제조·유통·금융·공공 등 전통적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성공적으로 AI 기술과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아직은 SK㈜ C&C와 같은 대형 SI 업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차 그룹장은 당분간 AICC 시장의 사업 모델은 클라우드 구독형(SaaS)보다는 구축형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사나 공공기관의 대형 콜센터는 복잡한 업무가 많은데, 이를 고객 최적화(커스텀) 없이 일률적인 AICC 상품만 제공하는 SaaS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매출이 큰 대형 콜센터는 구축형을 중심으로, 수요는 많지만 매출이 작은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쇼핑몰의 소형 콜센터는 도입 비용이 저렴한 SaaS를 중심으로 AICC 도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어 차 그룹장은 "현재 금융권과 공공기관의 대형 콜센터를 중심으로 Accu.AICC에 대한 수요가 많다. 그들의 복잡한 업무를 SaaS로 완전히 구현하는 것은 어렵다"며 "SK㈜ C&C는 공개형 서비스인 SaaS보다는 기업을 위한 SI 서비스에 특화된 회사이고, AICC도 거기에 발맞춰 고객의 콜센터 규모와 복잡한 업무에 맞게 수정해서 제공한다. 구축형의 단점인 상대적으로 느린 업데이트 문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고객 콜센터 상황에 맞게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함으로써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SK㈜ C&C가 향후 SaaS 사업을 전개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AICC 시장이 커지면 SaaS도 다양한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때 SK㈜ C&C도 SaaS 사업을 병행할 방침이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SaaS형 Accu.AICC 사업 전개를 위한 준비도 마무리 단계다
현재 SK㈜ C&C의 AICC 사업 매출은 금융권 40%, 공공기관 40%, 일반 기업 20%의 비중으로 나뉜다. AICC 수요가 금융권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일어나다 보니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생긴 현상이다. AIA생명과 같은 대형 고객 사례도 확보했다. 자체 IT 시스템(온프레미스) 없이 클라우드에서 콜센터 운영을 원하는 기업을 위해 미국 콜센터 시스템(IPCC) 업체 '제네시스'와 협력해 클라우드 컨택센터 사업도 병행한다.
차 그룹장은 "많은 금융사와 공공기관이 AICC 도입이나 클라우드 컨택센터 전환을 원하지만, 관련 규제와 선도 사례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고객이 전화뿐만 아니라 문자와 카카오톡 등 다양한 채널로 문의함에 따라 이를 추적하고 관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때문에 고객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CC 도입 속도는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며 "콜센터 업계도 기존 인력 기반의 컨택센터 업체보다 SK㈜ C&C 같이 AI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가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