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투자업계 CEO(최고경영자)들을 만나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자본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불건전행위 유인이 커진 상황에서 선제적인 내부단속에 나서라는 의미다. 또한 국내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3고’ 상황에 직면한 만큼 증권산업 전반의 건전성 강화와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공매도 조사전담반 설치를 통해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를 확립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투자권역 CEO 간담회'에서 "최근 엄중한 경제 및 금융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의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국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특히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신뢰확보가 강조됐다. 개인투자자의 국내외 주식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주문한 셈이다.
이 원장은 "자본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인해 자본시장의 불건전행위 유인이 커진 만큼 내부통제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대주주나 계열회사와의 거래, 특수목적법인(SPC) 등을 이용한 우회거래 시 이해상충 소지나 투자자 피해 가능성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 신뢰에 반하는 부당한 사익 추구 행위와 리스크를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수익 추구, 부실자산의 자전거래 행태 등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자본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공매도 조사전담반을 설치할 예정이다. 전담반은 불법 공매도 점검 및 조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또 사전예방적 검사를 통해 회사 경영진과 대주주 등 내부자의 불법적인 거래를 차단한다. 사전검사를 통해서는 사익을 위해 회사나 투자자의 재산을 활용하는 행위와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사주 매수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펀드관련 데이터를 통합관리해 상시감시체계도 고도화한다.
이 원장이 관련업계에 경고를 날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일 주요 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은행권의 지나친 예대마진을 지적, 대출금리 인하를 이끌어낸 바 있다. 또 오는 30일에는 보험업계 CEO들을 만나 소비자 보호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금융투자업계가 건전성과 유동성 등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규모 마진콜 사태를 겪었던 만큼 리스크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원장은 "증권사는 단기 금융시장 경색시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 금리상승으로 인한 보유채권 손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PF 대출채권과 채무보증 등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을 고려해 개별 회사에 맞는 시장충격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 비상계획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