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들의 올 1분기 부채비율은 평균 827.5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증권사의 2018년 1분기 기준 평균 부채비율이 715.88%였던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111.65%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대형사 중 올 1분기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의 부채비율은 963.2%이며 △KB증권(957%) △한국투자증권(956.6%) 등이 900%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백분율로 환산한 값이다. 수치가 작을수록 외부 의존도가 낮고, 채무를 자체적으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이에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재무건전성이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기업금융(IB) 중심의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 메리츠증권은 지난해부터 차액결제시장(CFD) 등 전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리테일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올 1분기 28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33.4%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58개 증권사 순이익이 2조59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1.2% 감소하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또한 증권사 부채 항목에는 △투자자예수금 △신용대주담보금 △신용공여담보금 등 고객들이 맡긴 현금도 포함된다. 이에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 거래가 활발해진 2020~2021년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2020년 1분기 평균 부채비율은 908.91%를 기록하며 900%대를 웃돌기도 했다.
다만 호황기 때는 부채비율이 높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하락장이 지속되면 증권사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20년부터 증권사들의 부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건 결국 빚을 내서 성장하는 꼴”이라며 “대내외적 리스크로 인해 하락장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