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채 '800%', 하락장에서 악재되나

2022-06-2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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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111% 증가… 부채 활용한 투자 증가로 해석

삼성증권 963% 최고… 메리츠 사업확장에 증가폭 1위

[사진=각 사]

대형 증권사들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80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부채 증가는 상승장에서 투자를 위한 넉넉한 '실탄'의 역할을 하지만 최근 폭락장이 장기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며 높은 부채비율이 증권사 재무건전성에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들의 올 1분기 부채비율은 평균 827.5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증권사의 2018년 1분기 기준 평균 부채비율이 715.88%였던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111.65%포인트 늘어난 셈이다.
 
대형사 중 올 1분기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의 부채비율은 963.2%이며 △KB증권(957%) △한국투자증권(956.6%) 등이 900%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뒤 백분율로 환산한 값이다. 수치가 작을수록 외부 의존도가 낮고, 채무를 자체적으로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이에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일수록 재무건전성이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단, 증권업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부채 항목에 따라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에 영향을 끼친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이 1100%를 넘어서면 적기 시정조치 대상으로 분류한다. 이는 부채를 통해 투자를 많이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부실 가능성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올 1분기 826.8% 부채비율을 기록한 메리츠증권이 대표적이다. 전년동기 대비 65.6%포인트 늘어나 대형사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기업금융(IB) 중심의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는 메리츠증권은 지난해부터 차액결제시장(CFD) 등 전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리테일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올 1분기 28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33.4%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58개 증권사 순이익이 2조59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1.2% 감소하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또한 증권사 부채 항목에는 △투자자예수금 △신용대주담보금 △신용공여담보금 등 고객들이 맡긴 현금도 포함된다. 이에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 거래가 활발해진 2020~2021년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2020년 1분기 평균 부채비율은 908.91%를 기록하며 900%대를 웃돌기도 했다.
 
다만 호황기 때는 부채비율이 높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하락장이 지속되면 증권사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20년부터 증권사들의 부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건 결국 빚을 내서 성장하는 꼴”이라며 “대내외적 리스크로 인해 하락장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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