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가동 시작한 與 혁신위…그 배경엔 '새바위' 있었다

2022-06-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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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으로 시작한 혁신위…'쓴소리'도 마다 않았다

혁신위, 새누리당 혁신위와 '닮은 꼴' 행보 걸을까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가 지난 27일 첫 회의를 했다. 위원장을 맡은 최재형 의원과 조해진 혁신위 부위원장, 혁신위원 13명 등은 약 2시간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최 의원은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선거 승리에 자만해 제자리에 머물거나 빈 밥그릇을 놓고 다투는 모습이 비춰지면 우리 당을 향한 시선이 언제 싸늘하게 바뀔지 모른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005년 한나라당 시절부터 당내 개혁을 위한 혁신위원회를 꾸려왔다. 이번 혁신위는 이 대표가 출범을 띄운 만큼 그 배경엔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원회'(새바위)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새바위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반성으로 시작한 혁신위…'쓴소리'도 마다 않았다

혁신위 첫 회의는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 대한 성찰과 반성으로 시작됐다.

조 의원은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정권교체가 됐지만 냉정하게 보면 우리 당이 책임지고 선거를 치른 1년여 동안 지지율을 계속 까먹기만 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우리 당은 열심히 했지만 잘하지는 못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연장 여론을 20% 앞선 상태에서 시작된 선거는 최종적으로 0.73%포인트의 박빙으로 끝이 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이후에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는 당의 모습도 책임있는 집권당의 모습과 거리가 멀다"며 "지난 대선은 압도적 정권교체 민심과 민주당의 헛발질에 힘을 입었지만 다음 총선은 정권 중간평가이기 때문에 그런 어부지리를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치와 정책을 앞세워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 투쟁과 권모술수하는 것을 정치활동으로 생각하고 말꼬리 잡기나 유아적 감정싸움을 정치 행위라고 착각하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혁신위원으로 참여한 노용호 의원도 "혁신이라는 게 말 그대로 껍데기만 바꾼다고 혁신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당 자체가 진심이 우러나는 그런 혁신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미애 의원은 "정당이 가지는 시대적 소명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당원에게 신뢰를 얻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바닥에서부터 변화와 혁신을 위해 몸부림쳤다. 미래통합당을 국민의힘으로 개명하고 혁신적 정강·정책을 마련한 지 2년이 다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혁신은 철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국민 혐오적 정치에 우리 당이 자유로울 수 있는지 철저히 반성하고 깨달아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밑거름이 돼야 한다. 정당의 미래 가치와 비전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혁신위 대변인으로 지명된 김종혁 혁신위원은 "기획조정국으로부터 2005년 이후 12번에 걸쳐 혁신안들을 보고받았다"고 했다.

김 위원은 지난 27일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시대적 상황에서 안이 나왔고, 그런 것들을 기초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논의를 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은 "어떤 것을 어젠다(과제)로 잡고 소위원회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 결정할 것이다"라며 "결정에 따라 소위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재형 의원실 주최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가 기피하는 문제를 공론화해서 공성전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혁신위, 새누리당 혁신위와 '닮은 꼴' 행보 걸을까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에게 전달된 혁신안에는 역대 혁신위 구성과 위원장이 정리된 안건이 포함돼 있다. 이 중에는 이 대표가 위원장으로 있던 새바위의 혁신 내용도 담겨 있다.

새바위는 지난 2014년 6월 30일 출범했다. 당시 윤상현 새누리당 전 사무총장이 조동원 전 홍보기획본부장의 건의를 받아 당 혁신기구 신설을 결정하면서 탄생했다.

윤 전 총장은 "새누리당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며 "(혁신위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에게 혁신 과제를 제시하고, 후보를 검증하고, 선출된 당 지도부가 혁신 방안을 실천하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바위는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는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했다. 이에 7·14 전당대회에 출마한 주자들의 도덕성 검증과 네거티브 방지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당시 당권 유력주자였던 서청원 전 의원은 "새누리당은 부자 정당의 틀을 벗지 않으면 앞으로 정당으로서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6·4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현상은 젊은 층과 서민층이 새누리당에 등을 돌렸다고 본다"고 반성했다.

김무성 전 의원도 "나부터 혁신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자 네거티브 없는 선거, 돈 봉투 없는 선거, 줄 세우기와 세 과시 없는 '3무(無) 선거'를 치르겠다"면서 "합동연설회를 할 때도 장외 천막을 치고 꽹과리 치는 식의 세 과시는 안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7월 1일 새바위 첫 회의를 마치고 나와 새바위의 혁신 어젠다를 제시했다. 당시 이 대표가 발표했던 새바위의 5개 혁신 어젠다는 △상향식 공천제에 대한 의견 제시 △인사 난맥 문제에 대한 대안 제시 △당·청 관계에서 당 위상 강화 방안 △지난 대선 공약 실천 의지 △보수정당으로서 이념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목표 제시 등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혁신위도 새바위와 비슷한 목표의 어젠다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선과 총선이라는 목표 지향점만 다를 뿐 당내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도 이번 혁신위를 띄우면서 새누리당의 실패를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새누리당의 몰락 과정 중 가장 큰 변곡점 중 하나는 '친박' 논란"이라며 "공천 갈등 속에서 새누리당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윤석열 정부는 절대 그렇게 돼선 안 된다는 생각에 우리 당부터 혁신하자는 취지로 (혁신위를) 출범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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