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8일 간 반대매매 2000억원 돌파… 빚투 비명 더 커진다

2022-06-23 16:50
  • 글자크기 설정

6월 들어 집계된 금액은 3000억 수준

현 추세대로면 월말까지 4000억 넘을듯

증시하락→반대매매→장초반 약세 반복

업계 "이제 시작이다… 매물 더 쏟아질것"

코스피와 코스닥이 이틀 연속 연저점으로 추락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지난 13일 이후 8거래일(22일 집계분까지) 동안 최종 집계된 반대매매 금액이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일간 반대매매 규모가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면 6월 총 반대매매 규모는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금투업계에서는 빚투의 반대매매 물량 출회가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8거래일 동안 집행된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총 2054억900만원이다. 13일 165억8900만원이었던 반대매매 규모는 이날 코스피가 3.52%(91.36포인트) 급락하자 14일에 대규모로 집행되며 260억3400만원을 기록했다.
15일에는 반대매매 규모가 315억500만원을 기록해 지난 1월 11일(313억7100만원) 이후 처음으로 3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 1년 동안 일간 반대매매 액수가 300억원들 돌파했던 날은 11거래일에 불과하다. 월별로는 코스피가 3200선에서 3060선으로 주저앉았던 2021년 8월에 4회, 3200선으로 복귀했다가 다시 3060선으로 후퇴했던 9월에 1회, '삼천피'가 붕괴됐던 2021년 10월에 2회 등이다.

15일 이후 일간 반대매매 규모는 △16일 302억6900만원 △17일 264억200만원 △20일 256억600만원 △21일 260억7900만원 △22일 228억7500만원 등으로 200억~3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매입한 주식의 주가가 담보비율을 하회하면 투자자 의사와 상관없이 주식을 강제로 일괄 매도 처분하는 제도다. 주가가 담보비율 밑으로 떨어지면 담보비율을 맞추기 위해 투자자에게 한두 차례 추가 증거금 납입을 요구하는데 기한 내에 납입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진행된다.

신용공여 반대매매는 개장과 동시에 하한가로 주문이 들어가기 때문에 장 초반 증시 약세를 야기하는 원흉으로 지목받는다. 또 스톡론(주식매입자금대출) 반대매매는 오후 2시에 집행되기 때문에 이 시점에도 증시가 주춤하는 경향이 있다.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는 장중 수시로 집행된다.

6월 중순을 기점으로 반대매매 규모가 급증하면서 월간 반대매매 규모는 4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2일까지 6월 반대매매 총액은 2968억4800만원으로 이미 지난 2월(2780억9200만원) 수치를 넘어섰다. 아직 통계에 잡히지 않은 나머지 6거래일 금액이 추가되면 4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최근 1년 동안 월간 반대매매 규모가 4000억원을 돌파했던 때는 지난 1월(4123억1200만원)과 2021년 7월(4198억440만원), 8월(4822억9100만원) 등이다.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이미 지난 1월 수준을 넘어섰다. 22일까지 기준 6월의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212억300만원으로 1월 일평균 반대매매액(206억1600만원)을 약 6억원 상회하고 있다.

반대매매 규모는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6월 코스피가 3300을 돌파하면서 빚투 규모가 절정을 찍었기 때문이다. 2020년 말 기준 19조2213억원이었던 국내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빚투 열풍이 불면서 지난해 8월 사상 최초로 25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3000을 상회했던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개인의 빚투가 이어졌던 셈이다.

문제는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코스피가 하락을 거듭하면서 6월 23일 종가(2314.32)가 2021년 7월 6일 고점(3305.21) 대비 29.97%(990.89포인트) 급락했다는 점이다.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통상 주가가 30%가량 하락하면 추가 증거금을 요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3분기 고점에서 빚투에 나선 투자자들이 추가 증거금 압박을 받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빚투에 따른 반대매매는 이제 시작이다. 고점에서 빚을 내 투자한 뒤 버티고 있던 개인투자자들의 매물이 출회되기 시작하면 증시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며 "아직 증시에서 곡소리는 나지도 않았다. 하락장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