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사업이 건설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서 벗어나 기존 원전과 친환경을 접목한 소형모듈원전(SMR), 원전해체 시장 등 원전 생애주기 전체에 걸친 원천 기술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
14일 세계원자력협회(WNA),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새로 계획 중인 전 세계 대형원전은 95기로 이에 따른 사업비는 2035년 약 8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원전 산업이 기존 대형 원전 건설에서 SMR, 원전해체, 사용후 핵연료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SMR 시장은 640조원, 해체시장은 135조원,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 사업 규모도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총 1635조원 규모의 글로벌 원전 시장이 열린 셈이다.
이날 현대건설은 대형 원전건설 사업을 기반으로 한 SMR, 원전해체, 사용후핵연료 처리 시장에 진출해 원자력 전 분야에 걸친 사업관리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4기 중 22기를 건설한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차세대 원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SMR·원전해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자 한다"면서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한편 연구기관과의 협업도 강화해 원전분야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도 최근 SMR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고 글로벌 SMR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SMR 분야 경쟁력 향상을 위해 원자력 사업을 전담하는 전문 조직을 새롭게 꾸리고 SMR과 수소 생산, 원전 해체 및 핵주기, 연구용 원자로와 핵연료제조시설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 수단으로 원전 역할이 재조명되면서 글로벌 원전 생태계 복원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 70개 개발사가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