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전장] 자율주행차가 판 키운다…삼성전기·LG이노텍, 테슬라에 '눈독'

2022-06-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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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억3000만개 출하 올해의 2배

테슬라, 카메라모듈 타사보다 2배 탑재

삼성전기, 테슬라 4조~5조 규모 공급계약

LG이노텍, 1.2조 규모 테슬라 입찰 참여

전자부품업체가 카메라모듈 사업을 전장 시장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사업이 아직까지 스마트폰 등 IT용 제품보다 규모가 작지만, 높은 성장세를 예상하면서 관련 사업을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양사 간 완성차업체 신규 수주를 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장용 카메라모듈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차량에 탑재되는 카메라모듈 출하량이 올해 2억2600만개로 전년 1억6700만개 대비 약 55.7%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에는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억3000만개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기 임직원이 폴디드 카메라모듈을 들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카메라모듈 7~8개 탑재’ 테슬라…수주전 경쟁 치열
이미 국내 전자부품업체들은 전장용 카메라모듈 수주를 따내기 위해 앞다퉈 경쟁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를 두고 신규 수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테슬라 전기트럭인 ‘사이버트럭’에 들어갈 카메라모듈 전량을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중국 상하이와 독일 베를린에 있는 테슬라 공장에 부품을 납품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 규모는 4조~5조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삼성전기는 이와 같은 테슬라 수주 건에 대해 아직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당사는 현재 고객과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인 단계다. 현 단계에서 거래 규모, 금액 등 세부 사항을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며 “카메라모듈 고도화, 다변화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LG이노텍도 대형 고객인 테슬라의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LG이노텍은 테슬라의 텍사스 오스틴공장에 공급할 카메라모듈 물량을 수주하기 위한 입찰에 참여했고, 현재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입찰 규모는 최대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결과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양사가 테슬라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미래 성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1대에는 카메라모듈 7~8개가 탑재돼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2배나 많다. 다만 전체 판매 대수는 일반 내연기관차가 훨씬 많아 테슬라가 당장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향후 전동화 전환이 급격히 이뤄질 것을 대비한 포석이다. 

LG이노텍은 최근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해 시장 공략을 위한 인프라 확대를 본격화했다. 지난 9일 LG전자 구미 A3 공장을 2834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기판소재 및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생산지 확보를 위해서다. LG이노텍은 “향후 구미 A3 공장을 FC-BGA 및 카메라모듈 생산 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사진=LG이노텍]

커지는 전장 시장…삼성·LG, 완성차업체 공략 속도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전장용 카메라모듈 사업 규모는 아직까지 미미한 형편이다. 양사는 용도별 카메라모듈의 매출 및 수주 비중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양사의 전장용 카메라모듈이 스마트폰 등 IT 제품과 비교해 규모가 확연히 낮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장 시장으로 카메라모듈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고부가가치 사업이기 때문이다. 전장용 카메라모듈이 IT용과 비교해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더 어려운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어 경쟁 업체와의 차별화 요인으로 부각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차량 1대당 탑재되는 카메라모듈의 수도 늘어나 급격한 시장 확대가 점쳐진다. 

양사는 테슬라 외에도 타 완성차업체를 공략하며 고객 다각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기는 테슬라와 현대모비스에 카메라모듈을 직접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 보쉬가 만드는 카메라모듈 제품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공급, 간접적인 공급 형태까지 취하고 있다. 다른 카메라모듈 업체와 경쟁사이자 고객사라는 관계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기는 자체 MLCC를 갖춰 향후 전장용 카메라모듈 사업에서 보다 경쟁력을 가질 것이란 분석이다.

LG이노텍은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체에 전장용 카메라모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밖에 재규어랜드로버, GM(제너럴모터스),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 콘티넨탈에는 다른 전장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장 시장은 기술 고도화와 완성차 시장의 전동화 급부상으로 당분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자율주행 차량은 보통 라이다 센서라는 기술을 많이 쓰지만 테슬라는 이를 활용하지 않는 방식을 채택하겠다고 발표해 스마트폰 대비 카메라모듈 탑재 수가 훨씬 많아지는 등 전장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체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차량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차량용 카메라모듈은 전체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2~3%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2025년에는 8%까지 규모가 비약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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