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등 양자컴퓨터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정부·학계·기업들이 힘을 합쳐 50큐비트 양자컴퓨터와 양자인터넷 개발에 착수한다. 2026년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완성하고 이를 클라우드로 제공함으로써 양자컴퓨터 활용처를 발굴하고, '2030년 양자기술 4대 강국'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9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에서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구축 및 양자인터넷 개발 착수 보고회'를 진행했다.
행사에선 표준연이 2026년 완성을 목표로 한국형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을 주관하는 내용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도로 양자인터넷 표준을 선점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 장관은 "전 세계 주요 국가가 양자컴퓨터를 전략 기술로 분류하고 집중 투자와 수출입 통제를 하는 등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양자 선도국보다 기술 수준이 낮고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 격차를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도전적이고 압축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 5년이 국내 양자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며 기술 격차 극복에 나서지 않으면 향후 재도전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IBM, 구글 주도하는 양자컴퓨터 시장...기술력 격차 7년 이상
양자컴퓨터는 0과 1이라는 전기 신호를 활용하는 기존 디지털 컴퓨터와 달리 양자의 중첩과 얽힘 상태를 활용함으로써 전보다 1경배 빠른 초고속 연산이 가능한 꿈의 컴퓨터다. 이 처리 속도를 활용해 신약 개발이나 암호 해독, 금융·교통·전력 분배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혁신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컴퓨터 성능은 양자 상태를 측정하는 '큐비트' 단위로 표현한다. 큐비트가 높을수록 연산 속도가 빨라지고, '양자 오류(양자의 불안정성 탓에 일어나는 계산 오류)'를 보정할 수 있다.
IBM,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은 10여 년 전부터 양자컴퓨터에 대한 대규모 연구개발을 진행해 현재 72~100큐비트에 이르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국내 기술 수준은 표준연이 개발한 5큐비트 양자컴퓨터에 머무르고 있다. 양자컴퓨터에서 CPU(중앙처리장치) 역할을 하는 '양자 큐비트 초전도 웨이퍼'와 '양자 큐비트 PCB(기판)' 기술은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양자 얽힘과 중첩 상태를 만들기 위한 '절대영도(−273.15도)' 구현은 외산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표준연은 미국 아이온큐의 이온트랩(상온 양자 채집) 방식 대신 IBM, 구글 등과 마찬가지로 가장 안정적으로 양자컴퓨터 구현이 가능한 초전도(절대영도) 방식으로 고성능 양자컴퓨터 개발에 착수한다.
정부와 표준연이 50큐비트라는 목표를 세운 이유는 양자컴퓨터가 현행 슈퍼컴퓨터 연산 능력을 넘어서는 '양자우위'를 위한 최소한의 수치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2019년 53큐비트 양자컴퓨터 칩셋 '시커모어'를 공개함으로써 양자우위를 달성하고, 양자컴퓨터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을 따라잡기 위해 표준연은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UNIST는 3차원 패키징을, 성균관대는 큐비트 설계를 맡는다. 이를 토대로 표준연은 양자 프로세싱 표준을 확립하고 KISTI는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로 제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선다.
표준연은 앞으로 33개월에 걸쳐 진행하는 1단계 과정에서 먼저 2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만들고 이를 클라우드로 국내 연구자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여기서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24개월에 걸친 2단계 과정을 진행해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최종적으로 완성하고 국내 클라우드 업체를 통해 개발자, 기업 등에 공개할 방침이다.
KT·네이버·NHN클라우드 등 국내 클라우드 3사를 통해 완성한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공개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양자컴퓨터 활용 영역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어떤 업체가 클라우드에서 '서비스지향 양자컴퓨터(Quantum as a service)'를 제공할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
KT클라우드 관계자는 "클라우드로 양자컴퓨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정한 것은 아니며 (관련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앞으로 정부, 출연연 등과 논의를 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자인터넷 표준도 선점...2031년 인터넷이 변한다
ETRI와 KIST는 2036년 양자인터넷 시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2026년까지 현존 네트워크로는 불가능한 양자정보 전달용 유·무선 초기 중계기를 개발한다. 이어 2031년에는 '양자 아르파넷(ARPAnet)'을 구축함으로써 양자인터넷 관련 주요 기관 간 연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르파넷은 지난 1969년 미국 국방부가 만든 세계 최초의 인터넷망이다.
이를 통해 양자정보 저장에 필수적인 양자메모리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는 ETRI, KIST뿐만 아니라 KT,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와 경북대, 고등과학원, 고려대, 부산대, 성균관대, 서울대, 연세대, 포항공대, 한림대, GIST, KAIST, 표준연, TTA, NIA 등 학계와 연구소 등도 참여한다. 이는 글로벌 수준의 양자암호통신 장비를 상용화함으로써 국제표준을 선도하기 위한 행보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응용 분야 발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 양자컴퓨터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업계 협의체 '양자컴퓨팅 구축·활용 협력기업'을 조직해 6월 말 출범시킬 계획이다. 협의체에는 현재 양자컴퓨팅 수요기업, 알고리즘·SW 개발 및 컨설팅 기업,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투자사 등 34개 기업이 참여 중이고, 지속해서 확대할 방침이다.
9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대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에서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구축 및 양자인터넷 개발 착수 보고회'를 진행했다.
행사에선 표준연이 2026년 완성을 목표로 한국형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을 주관하는 내용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도로 양자인터넷 표준을 선점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 장관은 "전 세계 주요 국가가 양자컴퓨터를 전략 기술로 분류하고 집중 투자와 수출입 통제를 하는 등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양자 선도국보다 기술 수준이 낮고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 격차를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도전적이고 압축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 5년이 국내 양자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며 기술 격차 극복에 나서지 않으면 향후 재도전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이라는 전기 신호를 활용하는 기존 디지털 컴퓨터와 달리 양자의 중첩과 얽힘 상태를 활용함으로써 전보다 1경배 빠른 초고속 연산이 가능한 꿈의 컴퓨터다. 이 처리 속도를 활용해 신약 개발이나 암호 해독, 금융·교통·전력 분배 문제 해결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혁신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컴퓨터 성능은 양자 상태를 측정하는 '큐비트' 단위로 표현한다. 큐비트가 높을수록 연산 속도가 빨라지고, '양자 오류(양자의 불안정성 탓에 일어나는 계산 오류)'를 보정할 수 있다.
IBM,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은 10여 년 전부터 양자컴퓨터에 대한 대규모 연구개발을 진행해 현재 72~100큐비트에 이르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국내 기술 수준은 표준연이 개발한 5큐비트 양자컴퓨터에 머무르고 있다. 양자컴퓨터에서 CPU(중앙처리장치) 역할을 하는 '양자 큐비트 초전도 웨이퍼'와 '양자 큐비트 PCB(기판)' 기술은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양자 얽힘과 중첩 상태를 만들기 위한 '절대영도(−273.15도)' 구현은 외산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표준연은 미국 아이온큐의 이온트랩(상온 양자 채집) 방식 대신 IBM, 구글 등과 마찬가지로 가장 안정적으로 양자컴퓨터 구현이 가능한 초전도(절대영도) 방식으로 고성능 양자컴퓨터 개발에 착수한다.
정부와 표준연이 50큐비트라는 목표를 세운 이유는 양자컴퓨터가 현행 슈퍼컴퓨터 연산 능력을 넘어서는 '양자우위'를 위한 최소한의 수치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2019년 53큐비트 양자컴퓨터 칩셋 '시커모어'를 공개함으로써 양자우위를 달성하고, 양자컴퓨터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글로벌 기업의 연구개발을 따라잡기 위해 표준연은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5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UNIST는 3차원 패키징을, 성균관대는 큐비트 설계를 맡는다. 이를 토대로 표준연은 양자 프로세싱 표준을 확립하고 KISTI는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로 제공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선다.
표준연은 앞으로 33개월에 걸쳐 진행하는 1단계 과정에서 먼저 2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만들고 이를 클라우드로 국내 연구자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여기서 축적한 데이터를 토대로 24개월에 걸친 2단계 과정을 진행해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최종적으로 완성하고 국내 클라우드 업체를 통해 개발자, 기업 등에 공개할 방침이다.
KT·네이버·NHN클라우드 등 국내 클라우드 3사를 통해 완성한 50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공개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양자컴퓨터 활용 영역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어떤 업체가 클라우드에서 '서비스지향 양자컴퓨터(Quantum as a service)'를 제공할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
KT클라우드 관계자는 "클라우드로 양자컴퓨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정한 것은 아니며 (관련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앞으로 정부, 출연연 등과 논의를 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자인터넷 표준도 선점...2031년 인터넷이 변한다
ETRI와 KIST는 2036년 양자인터넷 시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2026년까지 현존 네트워크로는 불가능한 양자정보 전달용 유·무선 초기 중계기를 개발한다. 이어 2031년에는 '양자 아르파넷(ARPAnet)'을 구축함으로써 양자인터넷 관련 주요 기관 간 연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르파넷은 지난 1969년 미국 국방부가 만든 세계 최초의 인터넷망이다.
이를 통해 양자정보 저장에 필수적인 양자메모리 핵심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는 ETRI, KIST뿐만 아니라 KT,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와 경북대, 고등과학원, 고려대, 부산대, 성균관대, 서울대, 연세대, 포항공대, 한림대, GIST, KAIST, 표준연, TTA, NIA 등 학계와 연구소 등도 참여한다. 이는 글로벌 수준의 양자암호통신 장비를 상용화함으로써 국제표준을 선도하기 위한 행보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응용 분야 발굴,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 양자컴퓨터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업계 협의체 '양자컴퓨팅 구축·활용 협력기업'을 조직해 6월 말 출범시킬 계획이다. 협의체에는 현재 양자컴퓨팅 수요기업, 알고리즘·SW 개발 및 컨설팅 기업,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투자사 등 34개 기업이 참여 중이고, 지속해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