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단임제 잔혹사 끊기]3대 키워드...①책임총리·책임장관 ②작은 개혁 집중 ③혼밥 안하는 統

2022-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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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책임총리·책임장관제

②작은 개혁에 집중하기

③혼밥 안하는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청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을 방문해 기계식 냉장고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옮기기로 한 이유다. 북악산 기슭에 자리한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가 자유 민주주의 원리에 역행하는 제왕적 대통령을 낳는 원인이라고 보고 이 틀을 과감히 깨는 개혁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윤석열 정부 5년 임기가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난 시점에 윤 대통령의 개혁 선언에 정치 전문가들은 대체로 높은 평가를 보낸다. 다만 이 같은 시작을 5년 임기 동안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전직 대통령들도 시작은 화려했지만 결국엔 제왕적 대통령으로 말로가 좋지 못했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은 자신에게 부여된 과도한 권한을 얼마든지 분산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 제도 손질에 나선 정권은 여태껏 없었다. 박근혜 정권은 책임총리제를 약속했고, 문재인 정권 또한 광화문 정부청사에 집무실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 사람들, 그들과 얽힌 기업들은 줄초상을 당하는 비극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책임총리·책임장관제 △분산과 집중을 통한 작은 개혁 △소통으로 5년짜리 제왕적 대통령 단임제 폐단을 끊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①책임총리·책임장관제

26일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에 대한 국무조정실장 내정설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여당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놨지만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종원 카드'를 고수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선 공약으로 책임총리제·책임장관제를 내건 만큼 국무조정실장 임명은 총리 의지를 반영해야 한다는 방침을 확고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권력 집중화와 결별하기 위해선 대통령 권한을 총리와 장관에게 일임하는 '책임총리·책임장관제' 필요성에 힘을 싣는다. 

②분산·집중 통한 작은 개혁

윤석열 정부에 안겨진 과제는 어느 대통령보다 난제다. 경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重苦)에 부동산시장 안정과 일자리 창출, 디커플링으로 나타나는 국제관계에서 외교안보도 큰 도전이다. 따라서 짧은 5년 단임제에서 분산과 집중을 통한 '작은 개혁'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성덕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위대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100대 국정과제를 제시해봤자 성공하지 못한다"면서 "자신이 걸어온 삶의 궤적과 연관성이 높은 소수의 국정과제를 선정해 추진하라"고 조언했다. 4대강 등 큰 프로젝트보다 공기업 개혁 등 작은 성공을 많이 이뤄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③혼밥 안 하는 統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한 예능 방송에 나와 '대통령이 되면 꼭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혼밥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치찌개·육개장·짬뽕·소주 등 서민적인 음식만 찾는 것도 포인트다. 불통 논란에 빠진 전직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하면서 본인 강점인 친화력을 부각했다. 

다만 일각에선 '여소야대' 구도에서 윤 대통령이 이젠 '우리끼리' 식사가 아닌 협치를 이루는 식사 정치를 해야 할 때라는 말도 나온다. 함 교수는 "대통령이 정치적 고립을 피하려면 일정은 매일 출퇴근하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인의 장막을 조금이라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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