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조치로 중국인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올해 1분기 중국 가계 부채가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중국 거시 레버리지 비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거시 레버리지 비율이 지난해 말 263.8%에서 올해 1분기 268.2%로, 3개월 만에 4.4% 포인트 급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상승폭이다. 거시 레버리지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기업, 정부의 국내 총부채 비율을 말한다.
이 중 비금융기업 부문 부채는 늘었다. 실제 비금융기업 레버리지 비율은 2021년 말 154.8%에서 4.1%p 오른 158.9%로 집계됐다. 7개 분기 만에 상승세를 보인 것이자 지난해 2분기 말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류레이 중국 국가금융발전실험실 국가자산부채표연구센터 비서실장은 "중국 경제가 수요 위축, 공급 충격, 기대 약화라는 3가지 압력에 여전히 직면해 있어 경기 둔화세가 뚜렷한 데다 1분기 부채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거시 레버리지 비율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문 레버리지 비율은 지난해 말 62.2%에서 62.1%로 0.1%포인트 하락해, 7분기 연속 62%대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계부문 레버리지 비율이 소폭 떨어진 건 가계 부채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이 짚었다. 경기 침체와 주민들의 소득 감소로 주민들의 소비·대출 의지가 사라진 것. 올해 1분기 1인당 가처분소득과 1인당 평균 소비 수준이 각각 1만345위안, 6393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6.9% 올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평균 8% 증가율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이라고 제일재경이 짚었다.
이에 따라 1분기 가계 부채 증가율이 10.1%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중 단기 소비 대출과 주택담보 대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가계 부채가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급속히 하강하면서 가계 부채가 늘어나 200조 위안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엔 주식이나 부동산이 강세를 보이자 이를 사려고 대출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가계 부채 상승으로 이어졌었다.
실제 가계 부채 대부분이 주택 대출이며 소비 주도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80허우(1980년대생), 90허우(1990년대생)의 부채 비율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90허우의 1인당 평균 부채는 12만 위안이며 80허우의 빚은 이보다 더 많은 22만 위안에 달했다. 이들은 빚을 낸 뒤 매월 주택 대출을 상환해야 해 추가 저축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