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4분기 중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신용대출, 전월세보증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만 출시해온 카카오뱅크가 기업대출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올해 4분기부터는 개인사업자 수신 및 대출 상품을 통해 기업대출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특히 개인자금과 사업자금을 구분해서 관리하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직관적인 관리와 운영이 가능하도록 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점 방문이 쉽지 않은 개인사업자들을 위해 100% 비대면으로 서비스의 완결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지난 2월 말 주담대를 오픈할 때 대용량 트래픽을 조심하면서 한정적으로 오픈했으나, 2분기 이후 주담대의 여러 조건들을 완화하면서 트래픽과 주담대 사이즈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증권, 카드 등 제휴사 확대로 플랫폼 매출도 더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한 253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중 증권계좌가 70만좌나 개설됐는데, 이는 역대 분기 최대치다. 삼성증권 등 신규 제휴 증권사가 추가됐고, 대형 IPO(기업공개) 영향 덕분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윤 대표는 “증권계좌의 경우 지난 3월 삼성증권이 추가되면서 총 6개 증권사와 제휴했다. 하반기에도 제휴 확대를 지속할 것”이라며 “연계대출도 1월 피플펀드, SBI저축은행으로 확대했는데 올해 3~4곳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중단된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올해 하반기에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계획을 준수하는 동시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윤 대표는 "대내외 변화를 고려해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수의 이용자, 은행 계좌 중심의 사업구조 등의 강점을 기반으로 금융상품 판매 채널, 마이데이터 사업 등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반기에 선보일 개인사업자 대출로 기업금융 시장에도 안착할지 관심사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B2C 금융 플랫폼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향후 제1 금융권 상품 연계, 은행 앱으로의 트래픽 증대,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반 솔루션 제공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난달 13일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 정식인가를 받았다. △지인과 가족이 함께 할수록 할인되는 보험 △내 생활 패턴에 맞는 생활보험 △위험으로부터 안심되는 보험 등으로 보험 시장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수익을 창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지홍 카카오페이 서비스 총괄 리더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카카오페이 보험준비법인은 자체 개발한 혁신 상품을 제공하고, KP보험서비스는 GA로서 타 보험사의 상품을 중개함으로써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다양한 보험 상품이 유저에게 안내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새로운 관점의 생활밀착형 보험 등을 통해 금융 소비자의 편익을 증대하고, 보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확산시켜 혁신적인 금융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 MTS는 지난 25일 정식 출시됐다. 해외주식 거래 시 달러 환전이 필요 없이 바로 거래되고, 카카오페이가 직접 구축한 소수점 거래 처리 시스템으로 소수점 거래가 실시간 수준으로 가능한 게 특징이다.
오는 하반기 중에는 주식을 선물하고, 카카오톡 대화방 안에서 시세를 확인하고 매매까지 하는 기능이 출시될 예정이다. 주식 선물하기는 주식 선물을 받으면 해당 금액만큼 자동으로 1주(온주) 단위 또는 소수점 거래가 진행돼 ‘내 주식’에서 바로 확인할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용거래 서비스도 하반기 내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 리더는 “카카오페이증권은 유저들에게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전 국민의 생활 투자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올해 카카오페이는 핵심 서비스의 사용 편의성 향상을 통해 비용 효율적인 성장을 추진하고 혁신적 MTS 서비스나 디지털손보사 설립 및 출범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마이데이터나 송금 결제 등의 트래픽을 일으키는 서비스, 대출이나 투자 등의 서비스의 연결고리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수익적으로도 카카오페이의 역량을 보여드리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에 매출 1233억원,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1분기 거래액은 27조2000억원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서비스 거래액의 성장률은 전년 동기보다 10%포인트 높은 30%를 기록했다. 온·오프라인 결제, 청구서, 해외결제 등 결제 서비스 전 영역의 거래액이 고르게 성장해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