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號 출범 1년] 쉼 없는 M&A...LX그룹 키워드는 신사업·친환경·반도체(종합)

2022-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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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X그룹 회장이 LG그룹과의 계열분리 이후 1년도 채 지나기 전에 거침없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이 매그나칩반도체를 품는 경우 올해에만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지분 인수를 비롯한 사업 확대에 투자하게 된다.
 
구본준의 승부수는 신사업·친환경·반도체
구 회장이 단행한 투자를 면면히 살펴보면 ‘지속 가능한 미래로의 연결’이라는 LX그룹의 경영철학에 맞춰 착실하게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에서는 과거 LG그룹에서 ‘승부사’ 기질을 과시했던 구 회장이 이번에도 M&A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LX인터내셔널을 앞세워 친환경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게 눈에 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친환경물류센터 개발·운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회사 에코앤로지스부산을 설립하기로 했다. 자회사를 통해 부산에 축구장 30개 규모의 친환경 복합 물류센터 건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총사업비는 3500억원 규모다.

3월에는 LX인터내셔널이 5925억원을 투입해 한국유리공업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한글라스를 대표 브랜드로 하는 한국유리공업은 국내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이다.

한국유리공업 인수도 친환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LX인터내셔널이 친환경·최첨단 산업 등 다양한 소재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이어 지난달에는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를 950억원에 사들이며 친환경 바이오매스발전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포승그린파워가 운영하는 포승바이오매스발전소는 연간 25만t의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사용하며 지난해 전력, 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판매 등으로 6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적극적인 신사업 발굴에 나설 때 그룹 내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LX인터내셔널이 눈에 띄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에너지·자원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큰 사업구조를 보유한 LX인터내셔널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 움직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그룹과 기업의 상황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LX그룹의 투자 규모는 지금까지 공개된 금액만 1조375억원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매그나칩 인수를 놓고 검토에 돌입했다. 반도체 업계는 거래가 이뤄진다면 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 군산시 한국유리공업 군산공장 [사진=LX인터내셔널]

정지(整地) 작업 끝났다...1년 만에 몸집 키운 계열사들
구 회장이 그룹 출범 1주년을 앞두고 광폭행보를 보이는 것은 내부를 다지는 작업이 마무리됐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LX그룹은 출범 이후 계열사 자산을 늘리며 기초체력 다지기에 나섰다. 1분기 말 기준 LX인터내셔널의 자산규모는 7조5602억원으로 1년 사이에 25%가량 확대됐다. 같은 기간 현금과 현금성자산은 6531억원에서 9478억원으로 45% 늘었다.

LX하우시스 역시 지난해 1분기 2조4783억원이던 자산규모가 올해 1분기에는 2조5903억원으로 약 5% 증가했고, LX세미콘은 같은 기간 자산규모가 8337억원에서 1조3420억원으로 무려 61% 성장했다.

LX세미콘의 경우 반도체 수급난 등 우호적인 경영환경에 힘입어 이 기간 현금자산이 3044억원에서 635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LX그룹 출범 이후 1년간 계열사 몸집을 키우고 ‘1등 DNA’를 심는 데 집중한 구 회장은 출범 2년 차를 맞아 신성장 동력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추가 투자에 쏠리는 눈과 귀
재계와 시장에서는 구 회장의 다음 타깃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연달아 새로운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LX그룹에 추가 인수 여력이 남아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매그나칩 인수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LX세미콘이 최근 사업 호조에 힘입어 현금자산이 6355억원까지 늘어난 것은 구 회장이 매그나칩 인수를 검토할 때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LG반도체 대표이사를 역임한 구 회장은 LX그룹 출범 이후에도 반도체 사업을 각별히 챙겼다. LX세미콘 양재컴퍼스에 별도의 집무실을 마련했을 정도다.

매그나칩은 2004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서 시스템반도체 사업부가 떨어져 나와 설립된 회사다. 2011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현재는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비롯해 통신, 차량용 반도체 등을 설계·생산한다. LX세미콘과 동반 상승(시너지) 효과 창출이 충분히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이에 더해 수면 아래에서 친환경과 미래산업을 키워드로 협상이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유력한 것은 니켈 자산 등 미래 광물에 대한 투자다.

LX그룹의 니켈 투자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이 이미 ESG(환경·사회·투명 경영) 기조에 발맞춰 석탄 광산을 신규사업 후보군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운 광물자원을 물색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LX인터내셔널의 네트워크가 강한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니켈 매장량·생산량이 가장 많은 국가다.

LX인터내셔널 역시 니켈 자산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는 지난 3월 주총에서 “LX인터내셔널은 사업 가치 제고와 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특히 니켈 광산 개발·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친환경, 물류센터 등 향후 유망한 영역에서 수익원 육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을 주축으로 하는 컨소시엄에 합류해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가치사슬 구축에 나섰다.

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국영 기업과 손잡고 니켈 등 대규모 광물 확보부터 배터리셀 생산까지 ‘완결형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의 규모는 총 90억 달러(약 11조36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X인터내셔널은 이와 별도로 독자적인 니켈 광산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사업 구성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니켈을 비롯한 새로운 분야를 찾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자체적인 니켈 자산을 확보하는 것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LX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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