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與당] '살라미 전술'에 힘잃은 필리버스터…주말 내내 대치 예고한 여야

2022-04-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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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기 쪼개기'에 힘 잃은 필리버스터…여론 총력전 돌입한 국민의힘

'검수완박' 다음달 3일 '오전 본회의→오후 국무회의' 처리 가능성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 간사단 의원들이 지난 4월 27일 국회 본관 2층 계단에서 열린 '검수완박 강행처리 저지를 위한 연좌농성 선포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가 30일 열린다.

국회사무처 의사국은 전날인 29일 오후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이날 오후 4시에 개의될 예정'임을 알렸다. 여야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법안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검수완박'을 두고 주말 내내 대치할 것을 예고한 셈이다.

◆'회기 쪼개기'에 힘 잃은 필리버스터…여론 총력전 돌입한 국민의힘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장과 상의해야겠지만 여야가 합의한 대로 4월 임시회에서 처리하기 위해서는 회기 종료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에 박병석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회기 단축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임시국회는 이날과 오는 5월 3일에 열리게 됐다.

민주당이 '회기 쪼개기'를 선택한 이유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4월 강행 처리를 하려고 한다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회기 쪼개기'를 통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시키고, 해당 안건을 다음 회기 때 지체 없이 표결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가 담긴 셈법이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끝나면 토론을 종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해당 안건을 다음 회기 때 지체 없이 표결한다.

민주당의 '회기 쪼개기'에 국민의힘이 예고한 필리버스터는 힘을 잃은 채 시작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약 4시간 30여분 동안 연설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의원들 연설에 맞서 단상에 오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1시간 15여분간,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30여분간 연설을 진행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필리버스터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 검수완박 원안은 기만적 정치 공학의 산물"이라면서 "지난 5년 동안 무엇을 하다가 대선이 끝난 후에, 정권 말기에 마치 군사 작전하듯 이 법안 통과를 하려고 하느냐"고 질타했다.

'시한부 필리버스터'를 하게 된 국민의힘 측은 여론 총력전에 나서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다시 해야 한다. 정치인과의 약속보다 국민과의 약속을 더 무겁게 여겨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도 국회 안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검수완박' 법안은 민주주의에 정면 배치되는 반민주·반민생 악법이다. 권력자 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법안이자 정권 비리 방탄법"이라고 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검수완박' 법안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당선인에게 ‘국민에게 직접 물어보자’고 제안하기로 했다. 비용적 측면에서는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른다면 큰 비용을 안 들이고 직접 물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사실상 '국민투표 제안'을 통해 민주당의 법안 처리 과정을 '독주'로 부각하려는 전략인 것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4월 27일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수완박' 다음달 3일 '오전 본회의→오후 국무회의' 처리 가능성↑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검찰청법 일부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지난 27일 열린 본회의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국민의힘이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법안이 처리되지 못해서다. 법안은 이날(검찰청법 개정안)과 오는 5월 3일(형사소송법 개정안) 각각 분리 처리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임시회가 열리는 즉시 검찰청법 개정안은 표결을 통해 처리될 예정이다. 국회법상 국민의힘이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검찰청법 개정안은 이번 회기 때 지체 없이 표결하기 때문이다. 재적 의원의 과반(150석) 출석과 출석의원의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하기 때문에 민주당의 단독 처리가 확실시된다. 

검찰청법 개정안이 이날 오후 처리된 이후에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다시 상정된다. 국민의힘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재차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임시회 역시 자정을 기해 종료되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또다시 '시한부 필리버스터'를 행하게 된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오는 5월 3일 본회의에서 즉시 표결에 부쳐져 통과될 전망이다. 

3일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통과가 되면 공은 청와대로 넘어가게 된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본회의 직후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법안을 최종의결하는 것으로 고려하고 있다. 다만 국무회의는 통상 오전에 진행되고 있어서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시간상 어렵게 된다면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가 다음달 6일에 열릴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김 총리가 회의를 주재하는 방식인 셈이다.

문제는 민주당의 법안 처리 강행 '꼼수'가 그대로 국민 피해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앞서 민주당은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 3법)을 졸속으로 처리해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은 당시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된 지 2일 만에 전체회의를 통과시키고 상임위 소위원회 심사 및 보고, 공청회 등을 생략해가면서까지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임대차 3법'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검수완박' 법안도 마찬가지로 국민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검수완박은 '부동산 임대차 3법'의 제2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민주당이 또다시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적 뜻을 반하는 반민주적인 작태를 보인다면은, 이번 지선에서도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 역시 "사실상 민주당의 독주로 지난 27일부터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됐다고 보면 된다. 현재 국민의힘이 믿을 수 있는 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의 '국민 심판'뿐이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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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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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수완박 자유와민주주의를위해서 꼭필요하다 검찰주의는 민주주의를역행하는것이다
    검사가아니면수사를못한다고 경찰은바본줄아나 검찰과경찰은 종이한장차이일뿐?검찰이라고해서 얼마나 우월감은갖었을까 국가와국민이원하면 니들도 당연히 해체해야 맞는거다 니들은 특별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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