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KT는 전날 열린 정례회의에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획득했다.
마이데이터는 보험료, 대출, 자산 내역 등 여러 곳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한곳에 모아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다. 다양한 정보의 이동과 결합이 가능해지면서 고객이 본인 정보를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새로운 가치 창출도 가능하다. 새 정부가 공공·의료데이터 개방 계획을 밝히며 시장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앞서 지난해 11월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을 위해 예비허가를 획득하기에 앞서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본인신용정보관리업 및 부수업무'를 목적사업에 추가하는 정관 개정을 하기도 했다.
마이데이터는 최근 이통 3사의 핵심 관심사 중 하나로 꼽힌다. 본업인 통신시장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통신 서비스 제공을 통해 쌓은 데이터로 새로운 사업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SKT는 지난 1월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예비허가를 획득한 뒤 본허가 획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주총에서 '마이데이터 사업 등 데이터 생산, 거래, 활용에 관한 사업'을 정관 사업목적에 추가하면서 신사업 준비에 나섰다. 패스, 메타버스, AI에이전트 등으로 확대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에 예비허가를 신청했다. 금융데이터를 활용한 '생활가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신한은행, CJ올리브네트웍스과 함께 마이데이터 공동 프로젝트에 나서며 금융·통신·유통 데이터 협업 모델을 모색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데이터 관련 시장이 지난해 17조6200억원에서 2024년 2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마이데이터 시장은 금융과 의료업 등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나 최근 포털, 공공기관,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이 마이데이터 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앞다퉈 자격 획득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통 3사는 수십 년간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데이터를 관리했다는 점에서 다른 업종 대비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주도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이통 3사가 마이데이터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이통 3사는 그간 의무정보제공사업자로 통신 데이터를 요구하는 다른 사업자들에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만 수행했다. 그러나 마이데이터 사업자 자격을 획득하면 직접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발굴하고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는 고객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고 관리 능력도 뛰어나다. 이전에는 다른 업체가 요청하는 데이터를 제공하기만 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 모델 발굴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