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배 대상경주(GIII등급, 1200m, 3세 이상, 상금 4억5000만원)는 '서울마주협회장배', 'SBS스포츠 스프린트'로 이어지는 ‘스프린터(Sprinter, 단거리 선수) 시리즈’의 첫 관문이다.
세 개의 1200m 대상경주에서 가장 높은 누적승점을 기록하는 말이 올해의 단거리 최우수마가 되며 1억원의 인센티브를 가져간다. 기존 스프린터 시리즈의 최종 관문이던 ‘코리아 스프린트’는 ‘Korea Premier‘라는 별도 시리즈로 분리됐다.
현재 10연승을 기록 중인 서울의 ’라온더파이터‘를 필두로 ’어마어마‘, ‘블루치퍼’ 등 쟁쟁한 경주마들이 출전 소식을 알려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서울 5두, 부경 5두가 출전 예정이다.
부마는 2014년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2000m) 우승마인 ‘바이언’, 외조부마는 2003년 벨몬트 스테이크스(2400m) 우승마인 ‘EMPIRE MAKER’다. 혈통을 보고 많은 팬들이 장거리에 적합하다고 판단했지만 스프린터로서도 부족함이 없음이 이미 검증됐다.
거의 대부분의 경주를 와이어투와이어로, 적게는 4마신에서 크게는 10마신까지 대차로 우승했다. 현재 라온더파이터의 1200m 최고기록은 1:10.5로 국내 최고기록인 최강실러의 1:10.4와 0.1초 차이다.
지난해 11월 ‘서울마주협회장배’(1200m)에서 라온더파이터에게 밀려 2위를 하며 최강자 타이틀을 넘겨준 어마어마 (서울, 수, 5세, 미국, R127, ㈜나스카 마주, 송문길 조교사, 승률 66.7%, 복승률 80.0%)는 라온더파이터를 만나기 전까지는 어마어마가 단거리 최강자였다. 당시 두 말의 도착 차는 6마신이었다. 이후 일반 1등급 경주에서는 4위, 7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냈다.
레이팅이 높아지며 59kg이라는 높은 부담중량을 짊어진 탓인지, 직선주로에서 안쪽으로 기대 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주춤하고 있다. 이번 부산일보배에서는 모든 말이 똑같이 57kg를 부담한다. 라온더파이터와 1200m 기록을 비교했을 때, 최고기록은 1:10.8로 조금 못 미치지만 평균기록은 1:11.6으로 라온더파이터의 1:12.3보다 빠르다.
올해 2월 1등급으로 승급한 영웅루이스(부산, 수, 4세, 미국, R102, 고희종 마주, 권승주 조교사, 승률 54.5%, 복승률 81.8%) 지난해 ‘오너스컵’(1600m)에서의 13위를 제외하면 전 경주 3위 내로 입상하며 순항중이다.
오너스컵 직전 경주인 ‘SBS스포츠 스프린트’에서는 유일한 3세마로 출전해 3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당시 1위는 어마어마, 2위는 이스트제트였다.
지난 2019년 코리아 스프린트를 우승하고 같은 해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에 출전해 3위라는 쾌거를 거두며 국내 경마팬들을 환호케 했던 블루치퍼(부산, 거, 7세, 미국, R136, 최병부 마주, 김영민 조교사, 승률 55.6%, 복승률 66.7)는 '두바이 월드컵 카니발’에 원정을 갔다가 수송열을 심하게 앓는 바람에 실제 출전을 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바이에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이 시행되며 발이 묶여버렸다. 2020년 여름 한국으로 돌아와 작년 초부터 다시 출전하기 시작했지만 예전만큼의 독보적인 기량은 나오지 않고 있다. 블루치퍼의 레이팅은 136으로 서울 ‘문학치프’ 138에 이어 전체 2위다.
블루치퍼도 7세마로 경주마로서는 꽤 나이가 있는 편이지만 돌아온포경선(부산, 수, 9세, 미국, R118, 김진영 마주, 민장기 조교사, 승률 23.4%, 복승률 40.4%)은 그 보다 두 살이나 많은 무려 9세마다. 서울부경 통틀어서 나이가 제일 많다. 지금까지 총 출전 횟수도 47회나 된다.
4, 5세 때 ‘SBS스포츠 스프린트’를 두 번이나 우승했을 정도로 단거리 강자였지만, 최근 1년간 최고 성적은 3위에 그치고 있다.
◆제18회 KRA컵 마일 '캡틴양키' 깜짝 우승
지난 17일 토요일 15시 55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개최된 이번 경주에서는 ‘아스펜태양’이 오른 뒷다리 절음으로 출전이 취소돼 12마리의 경주마가 출발대에 섰다. 경주가 시작되고 ‘벌마의스타’가 곧바로 치고나와 선두를 차지했다. 그 뒤를 ‘승부사’와 ‘컴플리트밸류’가 차례로 따르며 선두권에 합류했다. 3코너에 접어들어서는 ‘벌마의스타’가 뒤처지며 ‘승부사’와 ‘컴플리트밸류’가 1, 2위로 경주를 이끌었다.
그대로 마지막까지 순위를 유지하며 팬들의 예상대로 경주가 마무리되나 싶은 순간, 줄곧 중위권에 머물러 있던 ‘캡틴양키’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캡틴양키’는 결승전 200m 전 지점부터 엄청난 스피드를 발휘하며 질주해 나왔다. 선행싸움에서 체력을 소진한 ‘승부사’와 ‘컴플리트밸류’를 순식간에 따라잡으며 결승선을 50m 채 남기지 않은 지점에서 결국 선두를 장악, 가장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폭발적인 추입으로 거둔 대역전승이었다. 이날 ‘캡틴양키’의 단승 배당인기는 12두 중 9위로 팬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결과였다. 지난 10일 ‘루나Stakes’에서 ‘골든파워’의 우승에 이어 부경 말의 깜짝 우승이다.
◆자연과 말과 함께하는 치유, 홀스테라피
말을 통한 동물매개치료로, 애니멀테라피의 역사가 깊은 북미나 유럽에서는 꽤나 보편화되어 있는 홀스테라피(Horse therapy)는 환자가 직접 말을 만지거나 안아보면서 상호 교감을 통해 병원 치료과정에서 생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치유법을 말한다.
개나 고양이처럼 반려동물로 많이 기르는 동물 외에도 소, 돌고래, 돼지 등 다양한 동물들이 동물매개치료에 활용된다. 미국의 한 병원에서는 병동 건물 내에 말이 직접 방문해, 원하는 환자와 같이 있어주는 방식의 홀스테라피를 운영해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준비한 홀스테라피 프로그램은 말 손질, 말과 함께 산책하기 그리고 차마시기로 구성돼 있다. 말과 교감하며 안정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 말과 여유롭게 거닐거나 차를 마시며 힐링할 수 있도록 돕는다. 프로그램은 총 4회 시행되며 한 회 당 10명 이내의 환자가 참여한다.
지난 14일 부산광역시 사하구 소재 서호하단병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첫 회 차가 시행됐다. 환자 9명이 부산경남경마공원을 방문해 참여했으며 교관 3명이 동행했다. 이날 홀스테라피에 함께한 말들은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바우’, ‘삐삐’, ‘바니’다. ‘바우’는 ‘셔틀랜드 포니’, ‘삐삐’와 ‘바니’는 ‘포니’ 종으로 모두 체구가 작고 사람을 좋아하는 온순한 성격을 가졌다.
이날 홀스테라피 참여자인 이수인씨는 “좋은 자연도 느끼고 귀여운 말하고 같이 있어서 그런지 정말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 기대한 것보다도 훨씬 좋았다. 제주도에 가서 승마체험을 몇 번 해보긴 했지만 이렇게 말과 교감할 기회는 없었는데 이런 특별한 경험을 하게 돼서 너무 좋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마사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공익직군, 한부모가정,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힐링 승마 프로그램을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