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국민연금기금 전체 수익률은 -3.82%로 잠정 집계됐다. 월별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증시가 단기 폭락했던 지난 2020년 4월(-2.57%)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자산별로 보면 국내주식(-8.92%), 해외주식(-7.05%), 국내채권(-1.35%)에서 손실이 나타났다. 해외채권과 대체투자는 각각 0.05%, 0.88%를 기록했다.
국내 다른 연기금들도 올해 들어 예년 대비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사학연금 역시 시간가중수익률 기준으로 올해 1월까지 -3.21%, 2월까지 -3.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 부문은 벤치마크 대비 소폭 낮은 성과를 보였으며 채권과 주식 부문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공무원연금의 경우 1월 -2.0%, 2월 -1.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1월 수익률에 대해 "국내 및 해외주식은 미 연준의 통화 긴축 가속화 우려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수익률이 하락했다"며 "국내 및 해외채권은 각국 통화정책 경계감과 공급망 부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가파른 금리 상승세를 보이며 평가손실금액 증가로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공제회들 역시 올해 목표치를 지난해 수익률보다 낮은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 행정공제회, 경찰공제회,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노란우산공제 등은 대부분 지난해 수익률보다 낮은 수준에서 올해 목표수익률을 제시했다. 교직원공제회의 경우 목표수익률이 4.5%로, 지난해 수익률(11.3%)보다 낮다. 마찬가지로 두 자릿수 수익률(10.9%)을 거둔 행정공제회도 올해 목표는 4.1%다. 노란우산공제회는 3.6%, 경찰공제회는 4.3%를 목표로 제시했다. 두 공제회는 지난해 각각 4.4%, 5.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수익률 저하는 이미 지난해부터 예고됐다. 각종 금융자산이 동반 상승세를 기록하는 전례없는 호황이 저물고 주요국의 긴축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기업과 자산운용사들의 자금 조달 여건도 악화되며 투자 여건도 예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연초 이후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상승에 따른 기대수익률의 증가로 대부분 기업과 펀드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전에 비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는 금융기관들도 자산 확대보다는 위험관리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