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에 추경호 내정…기재부 1·2차관에 '올드보이' 귀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첫 경제사령탑으로 기획재정부 출신인 추경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간사가 내정되면서 관가의 시선이 기재부 1·2차관 인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새 정부 기조가 내각의 인사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인 만큼 전·현직 기재부 관료를 등용할 가능성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관가에 따르면 기재부 1차관 후보군으로 이형일(이하 행정고시 36회) 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과 윤태식(36회) 세제실장, 이찬우(31회) 금융감독원 기획·보험담당 부원장, 방기선(34회)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 등 전·현직 관료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이형일 비서관을 가장 유력한 인물로 보고 있다. 이 비서관은 기재부 종합정책과장과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을 거친 정통 경제정책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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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후보자와 인연이 각별한 점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추 후보자가 기재부 1차관을 맡을 당시 이 비서관이 경제분석과장으로 재직하는 등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손발을 맞췄다.

다만, 현재 문재인 정부의 비서관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직 기재부 관료 중에선 윤태식 세제실장이 거론된다. 국제금융통으로서 대변인·정책조정국장에 이어 세제까지 담당해 시야가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재부 한훈 차관보(35회)는 거시경제와 정책조정 등 기재 1차관의 주요 정책 영역을 현재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무 연속성이 좋다.

2차관의 연배가 높아질 경우 이찬우 금융감독원 기획·보험담당 부원장과 방기선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 등이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기재부 2차관 후보군은 기재부 최상대 예산실장(34회)과 조규홍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32회)이 압축 거론되고 있다.

기재부 2차관은 예산실장이 승진 기용되는 것이 관례다.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이 예산실장으로, 예산실장이 기재부 2차관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최 실장은 예산총괄심의관·예산실장으로 재직하면서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는다.

정권이 교체되는 경우엔 전직 예산·재정 관료가 2차관으로 등용되는 사례가 간혹 있었다. 

이번에도 이런 사례가 적용된다면 조규홍 인수위 전문위원이 유력 후보가 된다. 조 전문위원은 기재부 예산총괄과장과 경제예산심의관 등을 거친 정통 예산통이다.

추경호 후보자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각 부처 장관들에 조직·인사 자율성을 주고 거기에 책임을 묻는 체계로 가야 한다"면서도 "인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를 후보자 시절에 이야기하는 것은 오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