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취임식을 한 달여 앞두고 새 정부의 내각 인선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르면 오는 10일 발표 예정인 새 정부의 경제팀 라인은 '정책통'으로 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예산 라인'이 요직에 올랐다. 반면 새 정부에서는 '정책 라인'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예산과 세제, 금융을 총괄해 종합적인 경제정책을 펼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정책통'으로 꾸린 경제라인 3인방...추경호·최상목·김소영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는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정책통'인 그는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등에서 관료 생활을 하고,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며 거시경제 정책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도 마찬가지다. 정통적인 '경제·금융 정책통'인 그는 재정경제부에서 증권제도과장과 금융정책과장을 역임하면서 자본시장통합법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2011년에는 기재부 정책조정국장과 경제정책국장 등 거시경제 요직을 거쳤다.
이와 반대로 문 정부의 전·현직 경제부총리는 대표적인 '예산통'이다. 경제정책을 종합적으로 구상하거나 집행하기보다는 곳간지기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편이었다.
윤 당선인이 경제팀 라인을 '예산통'이 아닌 '정책통'으로 꾸리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거시경제를 종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 경기 회복세를 공고화하고 경제 구조 개혁을 주도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대통령실 경제수석 '0순위'로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꼽힌다.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꾸려진 대선 캠프에 합류해 한국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힘써왔다는 점에서 '정책통'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연준, 다음 달부터 '쌍끌이 공격 긴축'...새 경제팀 변동성 관리 핵심
새 정부 경제팀의 역량을 파악할 첫 시험대는 다음 달부터 들이닥칠 '슈퍼 긴축시대'를 어떻게 헤쳐갈지가 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르면 5월부터 양적 긴축(QT)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동시에 시행하는 '쌍끌이 공격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취지지만, 한국 경제에 미칠 타격은 불가피하다.
새 정부 경제팀은 시작부터 중책을 맡았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비롯해 금융과 재정 정책 등 변동성 관리를 어떻게 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우선 50조원 추경이라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적자국채가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제대로 된 방안을 내놔야 한다. 또한 연준이 최근 통화정책 정상화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한국 경제의 타격과 변동성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