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만사&법] 법으로 본 한덕수 총리 후보자 고문료 논란

2022-04-0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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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김앤장 고문 재직, 법적 문제 없어

김앤장, 2017년 12월 이후 18억원 고문료 지급

정치적 논란, 총리직 이해충돌 가능성 배제 못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73)는 공직을 맡지 않은 시기 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재직했다.
 
지난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다가 경제부총리, 국무총리로 일했다. 또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미대사로, 박근혜 정부에서는 무역협회장 자리에 있었다. 그 후 문재인 정부 시기인 지난 2017년 12월 다시 김앤장 고문이 됐다.
 
마침내 한 지명자는 지난 3일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리고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에서 18억 원이 넘는 고문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함께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법률가가 아닌 정부 고위 관료 출신인 한 지명자가 고문료로 월 수천만 원을 받아가면서 김앤장에서 했던 업무들이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총리직 수행과 이해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변호사 출신이 아니더라도 정계, 재계, 관계 출신 인사들을 고문, 자문, 전문위원으로 영입해 왔다. 이들의 정확한 역할과 보수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들에게도 비밀이다. 고액 연봉에다가 고급 승용차가 제공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법적인 문제는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로비스트 제도가 합법인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변호사만이 로비 활동을 할 수 있다.
 
변호사법 제3조에서 변호사의 직무의 범위를 당사자 등의 위임을 받아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 사무의 처리로 정하고 있어서다.
 
이 법에 따라 로펌이나 변호사가 고객의 위임만 받는다면 거의 모든 로비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김앤장이 정관계 로비를 위해서 한 지명자를 고문으로 고용하는 것을 두고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변호사법 제31조 제3항에 따르면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 공개 대상자에 해당하는 공직 퇴임 변호사의 경우 퇴임 직후 1년간 로펌에서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전관예우’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한 지명자에게 이 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 비법조인이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5일 인사청문 태스크포스(TF) 단장에 민형배 의원을, 위원에 고민정·김수흥·최기상 의원 등을 인선하며 본격적인 검증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한 지명자가 공직에서 나와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 로펌에서 고문을 했는데, 국가 이익과 사익 사이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고 본다”라며 “고문료를 포함해 공직 밖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철저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명자가 받은 고액의 고문료를 두고 위법성 여부를 따지는 대신 윤 당선자가 그동안 강조한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합당한 인물인지를 중점적으로 검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김앤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한 지명자처럼 고위 관료 출신을 고문으로 영입하는 것 자체가 (로펌에) 커다란 힘이다. 기업과 같은 주요 고객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친분이 있는 고위 공직자와 연결을 해주는 업무를 하지만, 기록에 남는 것이 아니라서 정확히 무슨 일을 했는지 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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