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증권업계의 상당수 최고경영자(CEO)가 재선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는 ‘안정 속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증권산업의 피크아웃(고점 후 하락) 등 녹록지 않은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아주경제는 올해 재선임에 성공한 대형 증권사 CEO들의 경영 행보를 되짚어보고 향후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눠본다. <편집자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에 연루되며 홍역을 치렀으나 사상최대 이익과 더불어 회사 내부 구성원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앞으로 2년간 NH투자증권을 이끌게 됐다.
그간 정 사장은 디지털혁신 전담 조직을 신설하면서 내‧외부 역량을 결합해 지속적으로 디지털 혁신 과제를 발굴했다. 특히 자칫 계획단계에서 폐기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적용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결과 지난해 12월 NH투자증권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디지털경영혁신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금융업계에 새로운 고객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2030세대를 위해 차별화된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마이데이터는 물론 디지털 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디지털 플랫폼 ‘투자가 문화로’와 ‘NH투자증권 메타버스’ 등 신규 플랫폼 및 프리미엄 구독경제 서비스인 ‘나무 프리미엄’을 내놨다. 이를 통해 자칫 투자가 어려운 MZ세대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금융정보를 제공하면서 투자문화 확산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 NH투자증권은 쌓아온 디지털 역량을 집중해 대체불가능토큰(NFT)과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전 산업군에 걸쳐 혁신적인 비즈니스들이 수없이 등장했다.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 선택 기준이 변했고 디지털 기술이 이런 변화 속도를 더욱더 빠르게 만들었다”며 “새로움을 대하는 모든 판단 기준은 고객에게 두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고 차별성 있는 접근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 사장은 우리 사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패러다임에도 적극 동참하면서 고객가치 재고에 더욱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4일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간 NH투자증권은 ESG 활동을 회사의 중요한 경영 전략으로 내재화 할 수 있도록 지난해 ESG 전담조직인 ‘ESG추진팀’을 신설한 뒤 지난해 말 ‘ESG추진부’로 승격하는 등 체계적 실행을 위한 많은 준비를 해온 바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 2월 증권업계 최초로 원화ESG 채권의 1100억원 발행에 성공했으며 올해는 외화ESG 채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 투자활동으로 녹색 건축물 인증 획득을 위해 여의도 파크원(Parc1) 프로젝트에 1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고, 벤처‧중소기업과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조합 및 펀드에 약 73억원을 출자했다.
리서치부문에서도 적극적인 ESG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9년 본부 내에 ESG 전담팀으로 ‘인덱스개발팀’을 신설하고 업계 최초로 ESG리포트를 발간하는 등 다각적인 차원에서 ESG활동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NH투자증권은 ESG관련 포럼 및 기업소개(IR) 행사를 확대해 자본시장 내 입지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농업 임팩트금융, 그린 임팩트금융 및 지역사회와 연계된 사회공헌활동 등을 발굴해 전 임직원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