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 결별한 이후 매각 후보를 물색 중이다. 이미 다수 후보들과 접촉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쌍방울은 가장 먼저 쌍용차 인수 의향을 전해 새판이 짜이고 있다.
쌍용차의 비운은 1998년 IMF 외환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1월 대우가 쌍용차를 인수했지만 인수 1년 만인 1999년에 대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이후 경영권은 대우그룹을 떠나 채권단으로 넘어갔고, 쌍용차는 1999년 12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2004년 8월까지 무려 5년이나 워크아웃 기간을 거쳤지만 쌍용차는 이 시기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과거 쌍용그룹과 대우그룹 시절을 거쳐 개발한 ‘렉스턴’을 2001년에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2003년 선보인 ‘체어맨’ 페이스리프트 버전인 ‘뉴체어맨’도 판매량 정점을 찍으면서 실적 증진에 힘을 보탰다. 워크아웃 기간에 최고 16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며 장기간 흑자를 일궈냈다.
상하이차가 떠나고 최악의 자금난에 빠진 쌍용차는 2009년 1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노동자 옥쇄파업 등 각종 악재가 발생하는 등 2011년 우려곡절 끝에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다.
인수 이후 2015년 출시한 ‘티볼리’는 쌍용차 전체 판매에서 50%를 차지할 정도로 ‘대박’을 터뜨리며 2016년 흑자전환까지 일궈냈다. 그럼에도 2019년 마힌드라그룹마저 자국 경영 어려움을 이유로 쌍용차 투자를 포기하면서 또다시 위기를 맞는다.
이후 지난해 11월 국내 중소 전기차 업체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우선협상자 지위를 획득하면서 새 주인을 맞는 듯 했지만, 양사는 인수 자금과 관련해 갈등을 반복하다가 결국 협상이 무산됐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가 지난달 25일까지 인수자금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서 계약이 자동 파기됐다고 선언했다.
쌍방울의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에서 주체가 될 계열사 광림은 지난해 매출 1884억원에 영업이익 112억원, 당기순손실 97억원 기록했다. 컨소시엄 참여가 예상되는 다른 상장 계열사들도 실적이 좋지 못한 형편이며, 현금성 자산도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쌍방울이 에디슨모터스보다 확실히 나은 곳이나 아무래도 자금력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하며, 이를 해소하지 않고 인수 의향을 가장 먼저 공개한 것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기 힘들다”면서 “쌍용차가 3곳 정도를 접촉했다는 말이 나오지만 후보 면면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과거 입찰에 참여한 SM(삼라마이더스)그룹처럼 자본력을 갖춘 중견기업이 뛰어드는 것“이라며 “다만 미래차 패러다임의 급속한 전환에 쌍용차 부채를 떠안으면서 성공을 자신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도 쌍용차 임직원의 희생에 내부비용 절감이 이뤄지고 있지만, 진정성을 더 보여줄 수 있는 옵션을 마련하고 구체적 비전을 제시해야 그나마 ‘믿을맨’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