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참여국인 중국과 일본,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은 수출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엔 역대 최대 실적도 거뒀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출액은 634억80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8.2% 증가했다.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에도 RCEP 등이 힘을 발휘한 덕이다.
RCEP는 협상 8년 만인 2020년 11월 체결돼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발효 중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1일 협정을 발효했다. 중국·일본 등 10개국은 우리보다 비준 절차를 먼저 마쳐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FTA를 맺은 건 RCEP가 처음이다.
RCEP 발효 이후 우리나라의 중국과 아세안, 일본에 대한 수출은 더욱 호조를 보이고 있다. 대중국 2월 수출액은 103억9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6.1%, 3월은 156억3000만 달러로 16.6% 늘었다. 아세안은 2월엔 38.4% 신장한 100억2400만 달러, 지난달엔 44.4% 증가한 120억2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과 아세안에 대한 3월 수출액은 월 기준 역대 최고다.
대일본 2~3월 수출액도 지난해와 달리 두 자릿수대 성장을 보였다. 2월 수출액은 24억7000만 달러로 12.7%, 3월은 27억6200만 달러로 14.4% 각각 신장했다. 작년 2월(-3.2%)과 3월(-2.8%)엔 내리 역신장을 기록했다.
RCEP 회원국에 대한 수출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과 석유제품·철강 등 전통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뚜렷했다. 3월 1~25일 기준으로 중국은 반도체(53.7%)·디스플레이(23.3%)·석유화학(9.3%) 수출액이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아세안도 반도체(39.5%)를 비롯해 석유제품(400.8%)·디스플레이(83.2%)·석유화학(20.2%) 수출 증가 폭이 컸다. 일본은 석유화학(98.5%)·석유제품(27.7%)·일반기계(19.2%) 성장이 두드러졌다.
중국과 아세안은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한층 커졌다. 다만 일본은 무역적자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