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화웨이의 부회장이자 창업주인 런정페이의 딸인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날 실적 발표회에서 지난해 매출이 6368억 위안(약 121조8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매출이 감소한 건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역성장에는 미국의 지속된 제재로 인한 스마트폰, PC 등 소비자 제품 판매 부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영향 때문이라고 멍 CFO가 전했다. 실제 지난해 화웨이의 소비자 제품 부문 매출은 49.6% 감소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화웨이는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여왔는데, 2020년부터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화웨이는 핵심 반도체 부품을 구하지 못해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과 통신장비 사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했다.
다만 매출 역성장에도 화웨이의 작년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의 작년 순익은 1137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75.9% 증가했다.
멍완저우 CFO는 지난해 매출은 감소했지만 수익 창출 능력과 현금 흐름은 크게 개선됐다며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능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주요 사업의 수익성 개선 덕분에 2021년 회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597억 위안(약 11조4517억 원)으로 급증하고, 부채비율은 57.8%로 떨어져 전반적으로 유연하고 탄력적인 재무 구조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웨이는 미국 제재에도 연구·개발에 힘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화웨이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1427억 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22.4%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지난 10년 동안 연구·개발에 8450억 위안을 투자했으며, 올해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멍 CFO는 이날 "한 기업의 가치는 재무제표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진정한 가치는 연구·개발에 대한 장기 투자로 축적된 투자와 인력, 연구·개발 플랫폼이야말로 지속가능한 경영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