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23일 발표한 1주택자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완화 방안은 부동산 거래시장에 미칠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고가 아파트를 소유한 1주택자에 대해서도 보유세를 완화하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심리는 강해지고, 공시가 인상과 세부담 완화라는 상충된 정책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커져 6월까지는 지금같은 거래 절벽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 공동주택가격 변동률이 전년대비 1.830p상승한 17.22%로 집계됐다고 발표하고, 1가구 1주택 실수요자들에게는 재산세, 종부세 과표 산정시 2021년 공시가격을 활용해 세금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23일 발표했다. 1주택자들은 지난해보다 공시가격이 상승했어도 세금 인상분이 없지만 다주택자의 경우 지난해보다 세부담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작년에 많이 오른 지역들 중 정상적인 수급에 의한 가격변동이 아니라 단순한 개발호재 등 만으로 오른 일부 지역들은 최근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들도 나타나고 있어 공시가격 발표를 두고 조정을 요청하거나 반발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될 것"이라면서 "올해 역시 일부 지역과 재정비 사업 대상 공동주택 위주의 가격상승이 예상되는데, 2023년에도 2021년의 공시가격을 빌려와서 과표 산정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의 장기적인 방향성 수정이나 세법 개정이 필요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보유세 완화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거나 평년 수준으로 회복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면서 "과세부담 완화가 집값 안정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급격한 세 부담을 낮춰 실수요자의 주택보유 관련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1주택 교체 수요의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효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며 "다주택자들은 이번 보유세 부담액을 보고, 양도세 한시적 감면 기간을 활용해 집을 매각하거나 증여를 통해 주택 수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상대적인 중과 세제는 유지하고 있어 '똘똘한 한채' 전략 같은 한 채 중심으로 고가의 양질의 주택을 보유하려는 전략은 계속 유효할 수 밖에 없다"면서 "때문에 애매하게 여러 채를 갖고 있는 분들, 혹은 다주택 주택임대 사업자들의 불만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에 대한 퇴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는데, 이번에도 사실상 관련 조치는 없다고 본다"면서 "결국 양도세 한시 면제 등을 거론하고 있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결정될 때까지는 이들이 움직이기 어렵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는 갑작스럽게 보유세가 크게 오르면서 세금의 수용성이 떨어져 주택소유자가 임차인의 전·월세 가격에 반영하거나, 반전세로 돌리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매도시 매물가격에 세금상승분을 전가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올해는 세금이 전년도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세금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져 임차인에게 세금을 전가하는 경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