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 수출 70% 감소…벼랑끝 가까웠나

2022-03-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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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들 디폴트 임박 전망

러시아의 외화 수입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가 제재 대상이 된 이후, 주된 수입원인 원유에서는 유조선에서의 출하가 60~70% 정도 감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환보유액이 많이 동결된 데다 일상적 수입도 줄어 외화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10일 보도했다. 수입이나 재정에 지장을 초래해 경제의 축소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나 단계적 수입 중단을 밝힌 곳은 현재 수입량이 적은 미국이다. 다만 실제로 러시아산 원유 구매자는 급감하고 있다. 금융 조사회사 리피니티브의 데이터를 집계에 따르면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1주간에 러시아 국내에서 출항한 원유 유조선은 하루 100만 배럴대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300만~400만 배럴대에 비해 급감한 것이다. 

유럽연합(EU) 전용 유조선은 하루 50만 배럴로 1월 중에 비해 70~80% 줄어들었다. 일본이나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으로 향하는 유조선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수요의 급감은 가격에 나타나고 있어 러시아산의 우랄 원유의 가격은 북해 브렌트유에 비해 20% 이상 저렴하게 형성돼 있다. 

이처럼 수출이 크게 줄어든 이유로는 여러가지 이유가 꼽힌다. 일단 해운사들이 러시아로 향하지 않고 있다. 해상보험에도 전쟁의 영향이 미치고 있으며, 금융 제재로 신용장도 원활하게 발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윤리적인 측면도 있다.영국 쉘은 러시아산 원유를 헐값으로 샀다는 비판을 받고 매입을 구매정지를 결정했다. 이외에도 글로벌 석유기업들은 러시아산 원유 매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러시아 전체에서 석유, 석유제품의 비중은 40% 정도로 매우 크다. 만약 석유·석유제품의 수출액이 통상에 비해 70% 줄어들 경우 수출액 전체가 30% 정도 감소하게 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 원자로 삼아 외환보유액을 쌓아왔지만 최근 각국의 제재로 대부분 동결됐다. 또 석유 수출수입이 계속 줄면 외화 부족 현상이 심각해질 우려 역시 커진다. 제재 대상 이외의 결제수단이 있더라도 자동차나 반도체 등 수입에 의존하는 제품의 구매력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9일 시중 은행의 시민에게 외화매입을 정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 세입의 30% 정도가 에너지와 관련이 있는 만큼, 이같은 제재가 길어질 경우 러시아 재정은 더욱 타격을 입고, 군사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압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또 강등했다. 피치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B'에서 'C'로 6단계나 내렸다. 앞서 지난 2일 'BBB'에서 6계단 낮춘 후 불과 엿새 만에 또 내린 것으로 피치는 "국가부도가 멀지 않았다는 시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 신용등급 체계에서 C등급은 채무불이행(디폴트) 또는 이와 비슷한 과정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러시아가 서방의 강력한 제재 속에 채무를 상환할 의지와 능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다. 

앞서 무디스도 지난 6일 러시아 신용등급을 종전 ‘B3’에서 ‘Ca’(디폴트 임박)로 2단계 강등했다. 로이터 등 러시아가 다음 국채 만기일인 오는 16일 첫 디폴트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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