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정지선도 점찍었다…'메타버스' 올라타는 유통가

2022-03-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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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보통신과 자회사 칼리버스가 구현한 롯데의 메타버스 세계. [사진=롯데]

유통업계가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토큰) 등 무형자산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무형자산을 통해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MZ세대와 접점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 회장은 최근 메타버스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무형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 할 가상융합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융·복합된 세계라는 뜻으로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메타버스는 공간과 자본의 한계가 없어 확장 가능성이 무한하다.
 
메타버스가 최근 1020세대의 놀이터로 떠오르면서 미래 고객인 1020세대를 잡기 위해 메타버스와 연계한 사업 확장이 기업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글로벌 통계 전문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307억 달러(약 36조7800억원)에서 2025년에는 2969억 달러(약 355조6800억원)로 10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맵을 오픈하며 메타버스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는 이르면 올해 2분기 중에 결제 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정보통신은 칼리버스를 인수해 실사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BGF리테일 CU는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제페토에 ‘CU 제페토한강공원점’을 론칭했고, 2·3호점도 잇따라 개시했다. CU가 제페토에 점포를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해당 맵에 방문한 유저 수는 2500만명을 기록했으며, 피드에서 CU와 관련된 게시글, 조회수, 좋아요, 댓글 등은 1000만개에 달한다. CU는 공식 패션 아이템 발매, 포토·비디오부스 설치 등 유저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CU의 로고가 새겨진 의류, 가방, 모자 등 패션 아이템들은 현재까지 50만 개 이상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는 가상현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요소가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는 Z세대의 니즈를 자극했기 때문”이라며 “제페토가 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가상현실 편의점이 Z세대의 놀이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종산업과의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지난 2월 3일 오픈한 가상현실 편의점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에는 24일(2월 3~26일) 동안 1000만명이 넘는 유저가 다녀갔다.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은 게임 개발사 ‘해긴’의 모바일 캐주얼 소셜네트워크 게임 ‘플레이투게더’ 내에 오픈한 세븐일레븐 최초의 메타버스 점포다. 세븐일레븐 카이아섬점은 오프라인 점포와 동일한 콘셉트의 인테리어와 아르바이트생을 구현해 실제로 편의점에 방문한 듯한 느낌을 주며 세븐일레븐 대표상품인 전주비빔밥, 세븐카페, 바프허니버터팝콘 등 13가지 상품을 구매해 먹고 마시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면세점 월드’를, 롯데하이마트는 ‘하이마트 점프맵’을 제페토에 선보였다. 신세계프라퍼티는 SK텔레콤 이프랜드에 ‘메타버스 별마당 도서관’을 열고 고객 소통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월 27일 ‘메타현대백화점’, ‘메타더현대서울’로 특허청에 상표권을 등록하며 메타버스 사업에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또 유통업계는 그간 음악과 미술 등 예술업계에 국한돼 있던 ‘NFT’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사진·동영상 등에 고유번호를 부여한 복제 불가능한 토큰을 말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20일까지 ‘NFT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이 선보이는 NFT는 ‘메타콩즈’로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에서 거래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NFT 프로젝트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오는 20일까지 국내 최초로 ‘디지털 NFT 갤러리’를 선보인다. 메타콩즈 NFT 6개를 포함해 가수 선미가 참여한 ‘선미야클럽’과 최근 ‘르네상스 NFT’로 화제가 된 유근상 작가의 NFT 각 5개를 만나볼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가상 디지털 의류 브랜드 ‘LOV-F’를 론칭했다. 오는 4월에는 모바일 NFT마켓플레이스를 선보인다. 가상패션과 예술품 등을 NFT 콘텐츠로 판매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처음으로 NFT를 제작해 고객들에게 증정한다. 미국 3D 아티스트인 베레니스 골먼과 협업해 봄을 맞아 꽃이 피어나는 5개의 영상을 10초 길이로 제작했으며, 각각 200개씩 총 1000개를 나눠준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들의 백화점 모바일 앱 접속과 이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SSG닷컴은 지난해 NFT 기술을 적용한 ‘SSG개런티’ 서비스를 선보였다. SSG개런티는 디지털 품질 보증서로 온라인 명품 구매 시 가품 이슈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제작됐다. SSG닷컴이 ‘SSG 개런티’ 도입 이후 전체 명품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적용 상품은 초기 5000여개에서 연내 3만여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갤럭시아메타버스와 사업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조직을 사내에 구성해 메타버스 내에서 활용 가능한 패션 아이템 제작과 NFT 아트워크 제작 등을 진행 중이다. 또한 올해 디지털 채널상에서 활동할 젝시믹스 브랜드의 캐릭터 제작과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준비 중이며, 1분기 내 NFT 플랫폼 및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콘텐츠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활성화하면서 고객 소통은 물론 직원 교육과 회의까지 메타버스에서 진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앞으로도 시공간을 초월한 비대면 활동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또 온라인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NFT 방식을 적용해 보안을 강화하는 기업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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