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 제거, 위험"...'척추 대리수술 혐의' 인천 병원장들 징역형

2022-02-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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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수술 혐의를 받는 인천 한 척추 전문병원 병원장 A씨가 지난해 8월 3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면허 대리수술을 시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인천 모 척추전문병원 공동병원장 3명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16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인천 모 척추전문병원 공동병원장 3명에게 징역 1년 6개월∼2년과 벌금 500만~7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장이 디스크 제거 등을 한 뒤 수술실 밖으로 나가면 간호조무사 자격이 있는 직원들이 나머지 수술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대리수술이) 이뤄졌다"고 판시했다.

이어 "디스크 제거 행위는 의사인 피고인이 했다고 해도 (행정직원이 행한) 의료행위는 환자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위험성이 있다"며 "의료기관에 대한 환자의 신뢰를 훼손해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이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2~4월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병원 수술실에서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들을 시켜 환자 19명의 수술 부위를 절개하거나 봉합하는 등 불법 의료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내원 환자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신경외과 전문의가 수술하는 것처럼 속여 대리수술을 한 것으로 봤다.

특히 경찰이 확보한 10시간 분량의 동영상에는 대리수술 장면과 의료법 위반 행위가 고스란히 담겼다.

사전에 수술 교육을 받은 한 행정직원이 수술대에 누운 환자의 허리 부위를 절개하면 의사는 3~5분가량 문제가 없는지 확인만 한 뒤 수술실을 나가고, 이어 또 다른 행정직원이 봉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척추 환자들은 엎드린 상태로 수술을 받기 때문에 누가 시술을 하는지 알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척추전문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이 병원은 2006년 64개 병상으로 문을 열었으며 2013년에는 병상을 106개까지 늘렸다.

지난해 5월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병원 원장과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의협은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할 책임을 진 의료기관 관계자들이 공모해 불법의료행위를 자행한 사건"이라며 "이에 단호히 대처해 국민 건강을 지키고 보건의료질서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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