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7.94포인트(1.03%) 하락한 2676.5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700을 밑돈 건 1월 28일 기록한 2663.34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코스닥 지수는 12.87포인트(1.51%) 하락한 839.92로 마감하며 840선이 깨졌다. 이는 2020년 11월 17일 기록한 839.47 이후 15개월 만이다.
반면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금 가격은 급등세를 연출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70원(0.73%) 오른 1199.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에 8원 이상 오른 건 작년 12월 20일 기록한 9.90원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또 한국거래소에서 금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그램(g)당 880원(1.23%) 오른 7만227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20년 9월 22일(7만20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금융시장 불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과 더불어 FOMC 회의록 발표를 앞두고 긴축에 대한 우려가 더해진 탓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가 군사적 행동보다는 서방 국가와 추가 협상할 여지가 있음을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병력과 군사장비가 증가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더 키웠다. 여기에 16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1월 FOMC 회의록 공개를 앞두고 연준의 긴축 경계심리가 한층 더 높아진 상황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 대화는 지속되고 있지만 단기간에 협상 타결 가능성은 현재로선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각 진영의 경제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극단적 결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이며, 증시 하방도 함께 지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역발상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위험자산이 지면 안전자산이 뜬다. 원자재가 급등하면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달러인덱스, 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또한 에너지와 국제 식품가격 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관련 ETF와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방위산업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 “지수 변동성이 커진다면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대한 투자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