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만화가 아니다...웹툰 IP 엔터테인먼트 주축 콘텐츠로 떠올라

2022-02-04 08:00
  • 글자크기 설정

웹툰 기반 게임, 드라마 등 미디어 믹스 작품 강세

K웹툰 성장 힘입어 세계 무대에서도 우수 성적 거둬

원작 IP 우수해도 재미 없으면 흥행 어려워...개발력·창작력 갖춰야

동명의 원작 웹툰을 드라마로 만든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사진=넷플릭스]

미디어 산업에서 지식재산(IP) 하나를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는 '미디어 믹스'는 흔한 일이다. 대표적으로 마블 스튜디오는 마블 코믹스의 원작 IP를 이용해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만든 작품으로 오랜 기간 전 세계 관객의 기억에 남을 작품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웹툰이나 소설 등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믹스 작품이 꾸준히 등장했다. 1세대 다중사용자 역할수행 게임(MMORPG) '바람의 나라'나 '리니지' 등은 모두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한 게임이다.

이미 원작을 통해 구성된 세계관과 캐릭터를 활용하면 배경 설정에 필요한 시간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창작과 비교해 콘텐츠 제작이 수월하다. 특히 원작이 가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마케팅 비용까지 낮출 수도 있다.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을 소개할 경우 작품과 배경에 대해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는 반면, 인기있는 작품을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면 사용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원작을 이미 알고 있다면 자신이 아는 작품이 새로운 형태로 창작됐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끼며, 원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스토리 전개까지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웹툰과 웹 소설 원작을 기반으로 온라인·모바일 게임,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웹툰 플랫폼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국내 주요 작품을 전 세계에 알리고, 이러한 인지도를 기반으로 2차 창작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에만 2차 창작을 위한 IP 계약이 50건이나 이뤄지기도 했다.
 
게임으로 재탄생하는 웹툰, 원작 배경에 새로운 스토리도
국내에서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임 개발사는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이미 마블 스튜디오와의 계약을 통해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캡틴 마블, 스파이더맨 등을 주인공으로 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세계관을 게임으로 구현해온 바 있다.

지난 1월 27일 열린 제5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에서도 올해 공개할 IP 기반 작품을 다수 소개했다.

우선 넷마블은 올해 전 세계 누적 조회수 142억건을 기록한 인기 작품 '나 혼자만 레벨업'을 게임으로 선보인다. 스토리에 몰입감을 주기 위해 웹툰을 보는 듯한 '시네마틱 스토리' 기법을 적용했으며, 사용자는 이를 통해 몰입감 넘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는 넷마블이 보유한 카툰 그래픽 제작 노하우를 총동원했다는 설명이다.

장수 웹툰 중 하나인 '신의 탑' 역시 게임으로 재탄생한다. 넷마블은 웹툰에서 보던 장면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특히 웹툰에서는 볼 수 없던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웹툰처럼 간단하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세로 화면으로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고, 캐릭터 아트도 원작 느낌을 살려, 원작 팬에게 매력적인 작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넷마블은 마블에 이어 DC 코믹스 작품도 게임으로 선보인다. 'DC 히어로즈 앤 빌런즈(DC Heroes & Villains)'는 배트맨, 슈퍼맨, 원더우먼, 할리퀸 등 인기 캐릭터들을 모아 성장시키는 퍼즐 RPG다. 사용자는 자신만의 팀을 구성해, 150여개 미션 등 퍼즐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성공에 힘입어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도 선보일 계획이다. 일곱 개의 대죄는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TV와 극장 상영용 애니메이션으로 미디어 믹스가 이뤄진 작품으로, 넷마블은 지난 2019년 이 작품을 게임으로 선보인 바 있다. 새롭게 출시하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새로운 주인공과 함께 기존 작품의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특히 턴제 RPG로는 살리기 어려웠던 기존 IP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오픈월드 게임으로 선보인다. 이를 통해 원작에서 볼 수 있던 배경과 함께 원작에는 없던 새로운 스토리로 사용자에게 재미를 줄 전망이다.
 
다양한 소재로 매력발산, 드라마 등 영상물에서도 사랑받아
이러한 웹툰은 이제 게임을 넘어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물로 재탄생해 전 세계 사용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한 드라마 '스위트홈'은 지난해 1월 개봉 이후 나흘 만에 한국, 베트남, 홍콩 등 11개 국가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웹툰 원작인 '지옥' 역시 지난해 11월 공개 직후 84개 국가에서 인기순위 10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으며, 넷플릭스 공식 시청시간을 기준으로 첫 주 약 4300만 시간을 기록하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동근 작가의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 역시 지난달 29일 공개된 직후 90개 국가에서 상위 10위에 오르는 데 성공했으며, 한국, 독일, 프랑스 등을 비롯한 25개 국가에서는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작품 공개 첫주 시청시간은 1억2479만 시간에 이르면서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이 세운 기록에 2~3배에 달하는 기세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수의 작품을 통해 소개된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새롭게 소개되는 작품 역시 높은 기대감에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셈이다.

다만 인기 원작을 가져왔다고 해도 미디어 믹스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 언제나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다. 인기 웹툰 작가 강풀의 작품 중 초기에 영화화된 작품은 국내 관객수 100만명 미만을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완결된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은 등장 인물이나 배경 설정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즉 서비스를 지속할수록 업데이트할 수 있는 요소가 줄어들게 된다.

결국 개발사 입장에서는 자기복제식 콘텐츠를 양산하게 되고, 의상을 바꾼 기존 캐릭터를 신규 캐릭터로 선보이는 등 전반적인 게임 콘텐츠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배경과 등장인물을 만드는 것 역시 문제다. 원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새로운 설정이 등장한다면, 이는 원작 인기를 통해 모은 사용자가 이탈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인기있는 원작을 활용하더라도 게임성이나 스토리 전개 등의 재미 요소를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원작과는 다른 설정을 적용하더라도 사용자가 어색하지 않을 수준의 창작이 필요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