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2012년 9월 A+에서 AA-로 국가신용등급이 상승한 뒤 10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했다.
피치는 "수출 등 강한 대외건전성과 경제 회복 성과, 북한 관련 지정학적 긴장, 유사등급 국가 대비 낮은 거버넌스 지수,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도전 요인 등을 균형 있게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용등급 평가 관점에서 한국 재정 여력은 단기적으로는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할 수준이나 지속적인 채무 비율 상승 전망은 중기적으로 신용등급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피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등 여러 위험 요소(리스크)가 있지만 소비 회복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수출은 여전히 견조하나 중국 성장이 둔화하면서 호조세는 다소 약화하고, 인구구조 변화가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제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가 제출한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고려하더라도 재정수지는 2021년보다 나아지고, 국가채무(49.9%) 증가 폭도 유사등급 국가들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적극적 재정 지출과 재정 적자 용인 기조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인구 고령화로 장기 지출이 소요가 있는 상황에서 중기적으로 신용등급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재정안정화에 이바지할 재정준칙이 여전히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점도 짚었다.
피치는 "여야 대선 후보들도 경제 회복을 위한 재정 지원 지속을 지지해 재정안정화는 선거가 치러진 후에도 '완만(only modest)'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 관리 측면에선 "한국은행이 금융 리스크와 물가상승률 관리 등을 위해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높은 물가상승률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며 올해와 내년에는 점차 완화할 것"이라고 봤다.
대내외 리스크와 관련해선 지난해 가계부채 급증에도 상환 등 위험 요소는 잘 억제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순대외채권국 지위와 경상흑자 지속,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견조한 대외건전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정책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변동성에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남북 간 긴장이 상승세이고, 비핵화 협상은 큰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이번 평가는 지난 2년간 우리 경제가 보여준 견고한 기초체력과 강한 회복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령화 등 구조적 위험과 관련한 정부 재정안정화 노력에 주목하고 있음을 함께 확인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