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IPO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의 그림자… 유동성 블랙홀

2022-01-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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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기관투자 수요예측에서 무려 1경원이 넘는 돈이 몰린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불러오는 부작용도 만만찮다고 지적하고 있다. 

1월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직후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우선주 제외)에서 2~3위 등극이 예상된다. 예상시총은 상장 직후 70조원이 예상되며 적정 시총은 100조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시총 3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한참이나 따돌리는 수치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도 넘볼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문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반적인 신규 투자자금 유입만으로는 이런 대규모 종목의 상장을 버티기 힘들다는 점이다. 최근 대형주를 중심으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진 것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총알'을 준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기관 수요예측에서만 1경원이 넘는 자금이 쏠리면서 증시의 유동성을 상당 부분 빨아들였다는 분석이다. 이럴 경우 다른 종목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동성 부족과 그에 따른 매도 주문 증가, 이어 주가 하락 등의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뒤 코스피200 등 주요 주가지수 편입이 거의 확실하다. 이럴 경우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어떻든 간에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펀드를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보유 중인 시총 상위주를 미리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액티브 펀드도 신규자금 유입이 없다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른 주식을 팔고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문제는 또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흑자회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 기준으로는 5091억3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입은 손실 규모도 879억4000만원이다. 

현재 코스피 시총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회사 중 연간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없다. 시총 12위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20년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흑자전환이 예고됐다. 

이처럼 시총 순위가 높은 회사가 적자를 기록할 경우 코스피 전체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나빠진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인해야 하는 입장에서 불리한 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초대형 기업공개 대상이 하필 적자를 기록 중이다 보니 국내 증시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밸류에이션 악화와 수급의 부담을 유발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가 해소되려면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상장 이후 꾸준한 우상향을 기록해야 한다"며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은 하루 빨리 적자 상태를 벗어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만들어야 코스피 전체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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