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 넘도록 포스코그룹에서 HR(Human Resource)을 맡아왔던 김희대 포스코휴먼스 대표는 안전하고 쾌적한 사업장을 최고의 가치로 꼽는다. 동시에 국내 1호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을 경영하면서 장애직원들이 도움을 받는 위치가 아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업의 변화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따뜻한 관심 같은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일이 기업을 넘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다. 이 같은 철학 때문인지 지난해부터 포스코휴먼스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회적 논란이 됐던 노사갈등은 봉합됐으며, 사회공헌 활동도 대폭 늘었다.
-포스코휴먼스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린다.
-장애직원 채용 방식은 어떻게 되나. 또 주로 어떤 교육을 받는가.
“채용은 기본적으로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장애를 갖게 된 국가유공자에 대한 채용을 위해 경북남부보훈지청 등 관련기관과도 협력해 채용기회를 적극 부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장애인 채용박람회에 참석하거나, 취업플랫폼의 구인공고를 통한 방법도 상황에 따라 병행 중이다.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공통사항으로 기본교육을 받고, 부서에 배치된 이후에는 직무훈련과 조직적응 단계를 거친다. 발달장애직원의 경우에는 업무에 능숙한 장기근속 비장애직원을 1대 1 멘토로 지정하여 업무와 생활 전반에 걸쳐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장애직원들이 일상에서도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직원들의 고용안정, 복지를 위해 노력하신다고 들었다.
“장애직원들이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고용의 안정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포스코휴먼스는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인사제도나 임금 등에 있어서 장애·비장애직원 차별 없이 동등하게 처우를 하고 있다.
또 장애직원이 입사하면 각 사업장에 배치된 장애인 재활상담사들이 초기부터 단계별로 재활상담을 진행하고, 고충 및 애로사항이 있을 경우 소속직책자, 재활상담사 등 관련 담당자들이 사례 회의를 열어 신속하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애직원 가족을 대상으로도 장애에 대한 이해 등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수시로 건의사항을 청취하며 회사와 가정이 연계하여 조직적응을 돕고 있다.
복리후생은 장애직원의 개별 특수성을 고려한 다양한 맞춤형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장애직원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임차료를 지원하고, 보청기·의족 등 보장구 구입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직원에게는 생활안정자금, 가족의료비, 경조금, 복지카드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자녀학자금은 자녀수 제한 없이 최대 1억6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출산장려금과 육아지원금도 지원하는 등 저출산 사회문제 해결에도 앞장서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포스코휴먼스를 맡으셨다. 경영철학이나 반드시 지키겠다는 신념이 있다면?
“회사의 전 직원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보람있게 일할 수 있는 사업장을 만드는 것이 철학이자 신념이다. 장애직원이 많은 저희 회사는 무엇보다도 안전과 보건이 경영의 최우선 과제다. 직원들이 안전을 볼 수 있는 눈을 갖추도록 ‘불안전 시설·행동 찾기 경진대회’를 실시하고 안전관련 전문자격 취득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안전 리스크에 대해 언제든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안전신문고 제도’와 위험발견 시 누구나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작업중지권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가장 기쁘고 보람될 때는 언제인가, 혹은 힘들었던 경험은?
“장애인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하나라도 더 늘었을 때 기쁘고 보람된다. 당사를 시작으로 현재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이 전국에 100개가 넘게 운영되고 있다. 아무래도 포스코휴먼스가 1호 사업장이다 보니 기업들이 당사를 많이 벤치마킹 했다. 기업들의 벤치마킹 요청 시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여 정부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확산 노력에 적극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장애인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우리 사회가 아직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장애인 고용을 단순 시혜성으로 보지 말고,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소중한 가치로 인식을 했으면 좋겠다. 장애인들에게 있어 일자리는 단순한 작업장의 의미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소통과 화합의 장이기도 하다. 당사에는 야간대학을 다니며 사회복지 공부를 하는 장애직원들도 있고, 장애가 있는 직원끼리 단란한 가정을 이룬 사내커플도 있는데 이들에게 직장은 꿈과 자아실현의 장이다. 또 회사에서 지원하는 역량향상, 건강증진 등 다양한 재활프로그램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며, 생산적 주체로 성장해 나감으로써 자활과 자립의 장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장애인을 위한 최고의 복지는 안전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가 좀 더 열린 자세로 장애인의 고용을 확대하고 장애인 사업장이 증가하면 좋겠다.”
-직원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글귀나 말이 있다면?
“‘어디서든 주인이 되고 서는 곳마다 참되게’라는 뜻의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이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님의 좌우명으로 임직원들에게 당부하신 말씀이기도 하다. 어떤 조직에서 어떤 일을 맡게 되든 주인의식과 진실함을 가지고 사명감과 책임을 다하면 내가 있는 위치가 진리, 참된 것이라는 뜻이다. 우리 직원들이 이 말을 가슴에 새겨서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준점으로 삼았으면 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포스코휴먼스는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에도 기업시민 경영이념 하에 지속적으로 장애직원을 고용하고, 고용한 장애직원이 안전하고 보람있게 일하면서 자활·자립할 수 있는 역량도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장애직원이 수행가능한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안전은 물론 건강과 보건 쪽에 더욱 역점을 둬서 맞춤형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직원들의 건강 수준을 한층 높일 생각이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세계적인 이슈사항인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회사 업무차량을 친환경 전기차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클리닝 세탁작업을 표준화해서 세제 사용량도 감축했으며,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친환경 캠페인 등도 했는데, 포스코휴먼스 특성에 맞는 ESG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전개할 계획이다.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는 '사랑이 있는 곳에 삶이 있다'고 했는데, 회복과 전환이 필요한 이 시기에 더욱 마음에 남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인류가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결국 나 혼자 각자도생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영속하기 힘들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시급한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되고, 상대적으로 시급함이 덜한 것도 계속해서 가치를 높여야 하며 결국 이러한 것들을 서로 연결하여 전체적인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는 것, 즉 저변을 넓혀야 영속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이 어떤 거창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주위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따뜻한 관심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잘 먹고 잘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사소하더라도 내가 있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일까? 늘 생각하고 실행할 때,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