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절치부심의 자세로 현장 작전 부대 장병들이 정신적 대비 태세를 확고히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22사단과 8군단 지휘계통에 대한 문책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 36분 김씨가 최전방 철책을 타고 넘을 때만 감시카메라에 5번 포착됐고 경고음도 울렸다. 소대장 등 병력 6명이 출동했으나 이들은 현장에서 특이 사항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쳤다.
22사단 해당 부대는 다음날인 2일 오후 9시 17분께 비무장지대(DMZ) 내 미상의 인원을 열상감시장비(TOD)로 식별해 특이 상황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
그러나 CCTV에 기록된 시각과 실제 시각이 달랐기 때문에 김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4분 34분 시차가 났기 때문에 중대장은 오후 6시 6분~6시 36분 상황을 확인했어야 했는데도 6시 2분~6시 32분 기록을 확인했다. 합참 관계자는 “하루 두 번 하는 동기화 작업을 하지 않아 서버에 저장되는 시간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경계태세에 허점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전동진 합참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월북 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책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0년 11월 22사단 ‘점프 귀순’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은 “경계 실패가 아니다”며 “과학화 장비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현장 점검을 통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1년여 만에 점프 귀순 당사자에게 또다시 똑같은 곳에서 월책을 허용했다.
육군 출신 한 예비역 장성은 "다섯 차례나 경계시스템에 포착됐는데도 잡지 못했고, 상부 보고까지 무시한 것은 월북자에게 군이 엄호를 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