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KAIST)가 뇌 신경망에서 선천적인 얼굴인지 기능이 발생하는 원리를 알아냈다. 갓 태어난 동물들이 실제 얼굴과 사물을 구별하는 배경을 밝혀낸 것. 향후 데이터 학습 기반의 인공지능(AI) 모델이 아닌, 생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한 AI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백세범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뇌 인지기능의 원리를 규명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무작위화 신경망에서 발생하는 얼굴 선택성이 실제 동물 실험에서 관측되는 다양한 생물학적, 인지 행동적 특성들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고 봤다. KAIST는 "이번 연구 결과는 충분한 생물학적 타당성을 가진다"면서 "향후 뇌 신경망에서 나타나는 선천적 인지 기능의 핵심적 발생 원리를 설명하는 일반적인 이론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 논문 작성에는 백승대, 송민 KAIST 바이오·뇌공학과 박사과정이 공동 제 1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난 16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원천기술개발사업, KAIST 특이점교수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백세범 교수는 "선천적인 인지 기능의 발생을 설명할 수 있는 최초의 이론을 제시해 생물학적 지능의 발생과 진화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며 "한편으로 생물학적 지능 구현 원리를 정립해 현재 AI 개발의 상식과 완전히 다른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