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울산 태화강역에서 열린 동남권 4개 철도건설 개통식 후 울산 태화강역~부산 일광역 구간 광역철도를 직접 시승한 뒤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내년 5월 퇴임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신축 중인 사저에서 지낼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동대구~영천 △영천~신경주 △신경주~태화강 △태화강~일광을 잇는 142.2㎞ 구간 복선전철화 사업이다.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전동차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시승에 함께한 이철우 경북지사, 송철호 울산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과 국민의힘 소속 이헌승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에게도 “동남권 4개 철도 개통에 협력해줘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 신공항이 생기는 곳을 GTX로 묶어 하나의 광역 철도망으로 연결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문 대통령의 관심을 당부했다.
야당 단체장들도 나란히 문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가덕도나 대구·경북 통합공항이 생기면 호남까지 1시간 안에 연결될 수 있다”면서 “이런 인프라를 기반으로 이곳에 새로운 물류 기지와 신산업 기지를 과감하게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같은 당 권영진 대구시장도 “대구에서 광주까지 가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국민의힘 소속인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금 영국에서 ‘탈 런던’ 현상이 일어나듯 20년 이내에 한국도 탈 수도권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그러면 문 대통령이 ‘그때 내가 철도를 연결해줘서 지방이 잘 됐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포항-대구 철도개통에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 지사는 “현재 포항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동해중부선의 경우 단선으로 공사하고 있다. 나중에 남북통일이 돼 다시 복선으로 바꿔 추진하려면 돈이 몇 배는 들 것”이라며 “통일을 준비해야 하지 않나. 복선공사를 한꺼번에 하도록 계획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동안 지역의 인재들이 수도권으로만 몰리고 지역은 갈수록 피폐해지는 현상이 있었다”면서 “광역전철망이 형성되고 성장 거점이 곳곳으로 다극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포항 간, 대구-의성 간 (철도 연결)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데 중요한 첫 걸음을 뗐기 때문에 앞으로 일이 더 쉽게 진행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송철호 울산시장이 수소경제에 대한 포부를 얘기하는데, 울산뿐 아니라 동남권 전체가 세계 수소경제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30년 부산 엑스포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러려면 2029년 가덕도 신공항이 꼭 완공돼야 한다”면서 “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 통합공항의 조속한 건설에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광역단체장들과의 환담 전에 부산 일광역까지 향하는 30분 사이에 열차 내에서는 동승한 시민 4명과 대화를 하는 시간도 갖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개통식 축사에서 “더 큰 꿈을 가진다면 장차 대륙철도로 연결되는 출발지가 될 것”이라며 “메가시티로 가는 첫 걸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교통망을 통해 동남권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잇는다면 인구 1000만명, 경제 규모 490조원의 메가시티가 될 것”이라며 “2029년 가덕도 신공항까지 개항되면 동북아 8대 메가시티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년 뒤 중앙선의 도담 영천 구간이 완공되면 동남권 철도는 제2의 KTX 경부선이 되고 부산 부전과 서울 청량리가 하나의 노선이 돼 운행 시간이 2시간 50분이 된다”면서 “수도권과 교류가 더 활발해지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서 국가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2023년 동해중부선, 2027년 동해북부선이 개통되면 부산 부전역에서 시작하는 동해선이 완성되고, 남북철도가 연결된다면 대륙철도까지 이어져 동남권 지역이 유라시아 진출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에서 네덜란드까지를 기준으로 해상운송 시간이 60일에서 37일로 단축되고, 운임도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물류비용의 현안이 가져오는 경제 효과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올해 첫 일정으로 1월 4일 중앙선 원주-제천 구간에서 운행되는 저탄소 친환경 고속열차 ‘KTX-이음’에 이어 2021년 마지막 일정 중 하나로 다시 철도를 시승하는 행사를 선택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중앙선 ‘원주~제천’ 간 노선을 시승했다.
KTX-이음 열차는 세계 4번째로 고속철도 기술 자립화에 성공한 우리나라가 개발한 국내 최초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