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 연말 쇼핑시즌의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8.5%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마스터카드 매출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11월부터 이달 24일까지 연말 쇼핑 성수기 매출이 온라인 쇼핑의 성장에 힘입어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마스터카드가 내놓은 소비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자상거래 매출은 올해 연휴쇼핑 시즌에 전년 대비 11%나 늘었다. 로이터는 "이번 보고서 결과는 코로나19 속 온라인으로 더욱 집중되고 있는 소비행태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공급망 균열의 우려 속에서 공급 부족이 우려되자, 여느 해보다 일찍 물품 구매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상점의 판매도 2020년에 비해 8.1%나 성장했다. 마스터카드의 스티브 새도브 선임 어드바이저는 "소비자들은 공급망 균열과 노동력 부족 등으로 원하는 물품을 제대로 구매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 선물을 미리 사기 위해 나섰다"고 지적했다. 연휴 기간의 온라인 매출은 올해 전체 소매판매의 20.9%나 차지했다.
지난 12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한 시민이 신년 카운트다운 행사에 사용될 '2022' 전광판 앞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
분야별로는 보석류와 가전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전년도에 비해 보석 부문 성장은 32%, 전자부문 판매는 16.2%가 증가했다. 마스터카드의 스펜딩플러스 보고서는 마스터카드 결제 네트워크의 판매 활동과 현금 및 기타 결제 양식을 결합하여 지출을 추적한다. 다만 자동차 판매는 제외된다.
미국 소매판매는 경제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미국 경제 향방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소비 부진은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앞서 발표된 11월 소매판매가 월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었다. 지난 15일 미국 상무부는 1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증가한 6398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1월 소매판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0.8% 증가를 밑돈 것이다.
다만 10월 소매판매는 1.7% 증가에서 1.8%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11월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18.2% 늘어났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1월과 3월에 연방 정부의 현금 지원책 등의 효과로 각각 7.6%, 10.7% 크게 늘어난 바 있다. 그러나 4월부터 소폭 증가와 감소를 이어갔다. 오는 1월에 발표되는 소매판매 지표는 향후 소비의 방향을 가늠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