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각省각색] 세계 히알루론산 시장 70% 점유한 산둥… “원료만 잘나가네”

2021-12-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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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히알루론산 원료 매출 1~4위 모두 산둥성 기업

산둥, 수십 년 전부터 히알루론산 연구개발 나서

원료시장선 승승장구... 제품시장선 한국에 크게 밀려

화시바이오의 먹는 히알루론산 제품. [사진=화시바이오 공식 홈페이지]

중국 산둥(山東)성이 세계 최대 히알루론산 원료 시장으로 떠올랐다. 히알루론산 원료는 뷰티·의약 제품에 주로 쓰이는데, 지난해 기준 산둥성의 시장 점유율만 무려 70%에 달한다. 수십 년에 걸친 연구개발로 산업화에 성공하면서 탄생한 대형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원료산업의 화려한 성적에 비해 히알루론산 제품 시장에서의 성적은 초라하다. 시장 1위인 한국은 물론 2위 미국과도 격차가 크다. 원료 시장보다 제품 시장의 수익성이 더 큰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제품 제조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른 연구개발·제약산업 발달 등이 시장 키워

최근 중국 첸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히알루론산 원료의 총매출액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무려 81.6%에 달했다. 히알루론산 원료 시장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주목되는 점은 히알루론산 원료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 대부분이 산둥성 출신이라는 점이다.

세계 매출 상위 10대 기업 중 1~4위가 산둥성 기반 기업이다. 화시바이오(華熙生物), 자오뎬바이오(焦點生物), 푸펑바이오(阜豐生物), 안화바이오(安華生物)의 점유율이 각각 43%, 15%, 8%, 7%에 달한다. 산둥성이 세계 히알루론산 원료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이다.

산둥성이 히알루론산의 ‘요람’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건 수십 년 전부터 산둥성에서 히알루론산의 산업화 연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중국 생화제약학과의 창시자인 장톈민(張天民)의 제자 궈쉐핑(郭學平)과 링페이(淩沛)가 바로 이 연구를 시작한 중국 히알루론산의 ‘아버지’다. 이들은 산둥성약학과학원에 입학한 후 히알루론산 연구를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히알루론산 원료 생산의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약 10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때 히알루론산 원료 생산 기술에 큰 성과가 있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 경제매체 제몐은 “이 기간 투명 히알루론산을 생산하기 위한 미생물 발효기술과 히알루론산 원료의 대량생산 기술 등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 개발과 기존 산둥성의 제약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산둥성은 전통적으로 중국 의약산업의 선두 지역으로 꼽힌다.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산둥성에는 2612개에 달하는 제약회사들이 위치해 있다. 이는 히알루론산 산업화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산둥성을 세계 히알루론산 원료 1위 생산지로 올려놓았다고 제몐은 평가했다.

여기에 정책적 수혜도 더해졌다. 산둥성은 성 내 주요 5개 대학에 약학, 바이오제약 등의 학과를 지원하고, 관련 분야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시바이오가 대표 기업... 최근 제품 제조 눈 돌려

히알루론산 산업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화시바이오다. 화시바이오는 중국 히알루론산의 여왕으로 불리는 자오옌(趙燕)이 설립한 기업이다.

사실 자오옌은 투자 업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이었다. 그런데 히알루론산 연구원이자 푸루이다(福瑞達)제약을 설립했던 궈쉐핑 회장을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됐다. 두 사람은 베이징대학교 EMBA 연수원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궈 회장은 연구개발 능력은 탁월했지만, 부족한 경영 능력 탓에 적자난에 놓인 푸루이다제약을 살리기 위해 경영에 대해 공부하고 있던 중이었다.

자오옌은 궈 회장을 통해 히알루론산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접하게 됐고, 성장 가능성을 금방 깨달았다. 자오옌은 바로 투자를 결정하게 됐고 2000년 푸루이다의 일부 지분을 소유하게 됐다.

당시 자오옌은 화시바이오라는 작은 바이오의약 연구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계열사를 통해 푸루이다에 대한 지분 이전을 진행했고, 화시바이오는 수년에 걸쳐 히알루론산 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특히 화시바이오는 최근 원료 시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안티에이징 관련 히알루론산 화장품, 먹는 히알루론산 등을 제조 및 판매하면서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중이다. 원료 장사만으로는 한계가 큰 업계에는 희소식이었다.

◆원료시장의 치열한 가격경쟁에 수익성 저하... 업체 압박↑

그러나 화시바이오를 제외한 다른 산둥성의 히알루론산 업체들은 여전히 제품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세계 히알루론산 의료·미용 제품 시장의 매출 점유율 1~4위까지에는 중국 기업이 없다. 1위는 한국 LG화학(24.2%), 2위는 미국 앨러간(18.6%), 3위는 한국 휴메딕스(14.3%), 4위는 스웨덴의 큐메드(Q-Med, 10.9%)다.

문제는 최근 히알루론산 원료 시장의 중국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산둥성의 히알루론산 연구소인 링페이학회(淩沛學會)는 “히알루론산 원료 가격은 최근 10년 연속 하락 추세”라며 “매년 평균 5%가량 가격이 떨어지면서 이미 과잉생산이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화시바이오의 원료 단가를 살펴보면 지난 2017년 1g에 122위안에서 2019년 111위안으로 내렸다.  

이는 가뜩이나 제품에 비해 마진이 얼마 남지 않는 원료 시장에 압박을 더해주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화시바이오를 필두로 산둥성 주요 히알루론산 원료 업체들이 제품 제조에 도전하고 있지만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과 미국 등의 입지가 탄탄한 만큼 경쟁이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화시바이오의 한 관계자는 제몐과에 인터뷰에서 “밀가루를 만들던 업체가 국수, 빵 등을 제조하려면 제품 생산 연구개발뿐 아니라, 기업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도 다시 세워야 한다”며 “생각보다 원료 생산에서 제품 생산으로의 전환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알루론산 원료 업체들이 장기적 어려움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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