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홍콩명보, 중국 유력 경제 금융 매체 차이징 등에 따르면 중국 국내외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가 내년 홍콩 대표지수인 항셍지수가 최저 2만5000선에서 최고 3만7000선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2만3000선에서 머물고 있는 지수가 최고 60% 더 오를 수 있단 얘기다.
3만7000선이라는 가장 공격적인 전망치를 제시한 건 독일 투자은행 도이치방크다. 최근 홍콩 증시가 약 반년간 기나긴 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이미 충분히 반영된만큼 이제 상승할 때가 됐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또 홍콩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됐다며 훗날 '자금 도피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씨티은행과 싱예증권은 항셍지수 목표치를 각각 2만8000, 3만으로 올려잡았다. 이들은 중국 내 부동산 리스크가 점차 완화되면서 항셍지수의 은행·부동산주가 점차 회복, 내년 지수 강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국이 강조하는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청정에너지 등 종목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홍콩 증시는 올해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지난 1월 중국 본토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항셍지수가 3년 만에 최대치를 갈아 치웠지만, 최근 들어 중국 공산당 규제 리스크 등 요인으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20일엔 2만2744.86으로 장을 마감하며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중국 인터넷 공룡 메이퇀뎬핑(美團点評·이하 메이퇀, 03690, HK), 중국 온라인 헬스케어 업체 알리바바건강정보기술(阿裏健康, 이하 알리헬스, 00241.HK), '중국식 샤부샤부' 훠궈(火鍋) 전문 외식업체 하이디라오(海底撈, 06862. HK) 등 종목의 부진이 항셍지수를 끌어 내렸다. 지난달에만 메이퇀 주가는 11% 넘게 빠졌으며, 알리헬스와 하이디라오도 같은 기간 각각 26.86%, 21.01% 하락했다.
지수에 신규 편입된 종목의 주가 부진도 뚜렷했다. 최근 6개월 동안 항셍지수에 추가된 10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7% 떨어졌다.
이에 홍콩거래소는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항셍지수가 업종의 대표성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종목을 추가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홍콩거래소가 전했다.
기존 금융, 공공서비스, 부동산, 공업·상업 등 4개 업종에서 금융업, 정보기술업, 공공사업·통신업, 헬스케어, 에너지업·소재업·공업·종합기업 등 7개 업종으로 확대해 업종별로 구성 종목을 선정, 그룹별 시가총액(시총)이 50%를 밑돌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앞서 5월 홍콩거래소는 52년 만에 항셍지수 개편을 추진했다. 홍콩 증시에서 항셍지수에 고정된 종목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절반 수준에 그쳐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거래소는 55개 종목수를 2022년 6월 전까지 80개로 늘리고 최종적으로 100개까지 추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