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경제연구원이 공개한 '2022년 국내외 경제전망'에서는 코로나 사태에서 겪은 공급망 위기 경험을 통해 세계 주요 기업들이 중간재 재고를 다소 축적해 놓았다고 봤다. 이에 앞으로 부품 및 소재 수요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에 가해졌던 교란요인들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코로나 확산세 지속, 글로벌 탈탄소 기조 강화 등을 고려할 때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LG경제연구원은 "올해 나타났던 심각한 공급망 병목 현상은 점차 완화되겠지만 내년에도 주요 국가들의 2%를 넘는 물가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코로나 변이 확산으로 생산차질이 재발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글로벌 탈탄소 추세로 화석에너지 투자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내년도 대기업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불안한 경제환경 때문에 대기업 다수가 머뭇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급망 불안과 더불어 최근 강조되는 다양한 환경규제 등 경영 여건이 변하자 기업들은 더욱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는 분위기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내년에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원자재 가격 상승 장기화,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경영 불안요소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기업들이 섣불리 투자를 확대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 실장은 "기업투자는 한국경제의 지속성장과 국내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초석"이라며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에서는 최근 요소수 사태를 비롯한 중국 중심의 공급망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수출주도 성장을 이뤄온 우리나라의 경제안보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공급망을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지난달 발표한 '2022년 세계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은 4.6%로 전망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 병목현상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대외연은 "코로나19 이후 녹색 전환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과정에서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각국의 공급망 안정을 위한 마찰이 늘어나는 것도 에너지·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외연은 세계교역도 올해(9.7%)보다 낮은 6.7%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해상 운임 상승과 세계 공급망 구조 재편, 환경 이슈 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