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말 특수는 옛말…휴대전화 오프라인 매장은 '썰렁'

2021-12-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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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 방문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 상가 [사진=오수연 기자]


휴대폰 시장 연말 특수도 이제 옛말이다. 휴대폰 교체 수요가 늘어나는 11월 수능 시즌에 이어 연말이 다가오고, '폰파라치'(휴대폰 불공정행위 신고포상제)까지 폐지돼 시장이 과열되기 쉬운 환경임에도 예년과 다르게 잠잠하다. 

15일 저녁 방문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휴대폰 집단상가는 썰렁했다. 평일 저녁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상가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예전 같으면 손님으로 북적거려야 할 길목마다 직원들만 오고 갔다. 
"오늘 손님이 진짜 없어서 개시도 못 했어요."

기자가 미리 알아본 단말기 가격을 계산기에 입력하자 휴대폰 유통점 직원은 잠시 망설이다 계산기를 두드리더니 약 1만5000원 더 할인된 가격을 찍어 보여줬다. 오후 6시가 넘도록 여태 한대도 팔지 못해 자기 몫을 조금 손해 보더라도 한대는 팔고 가야겠다는 것이다. 

연말마다 떠들썩하던 '공짜폰 대란'도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달 수능이 끝나고, 연말 쇼핑 시즌까지 겹쳤지만 일선 현장에선 단말기 교체 수요 증가를 체감하지 못하는 듯했다. 연말이니 앞으로 1, 2주간 가격이 더 내려가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유통점 직원은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었다. 

그는 "이 가격이 끝물"이라며 "휴대폰 시장에서 연말 특수는 없다. 이 가격이 언제까지 유지되겠나. 제가 이 바닥에서 오래 일했는데 내일 되면 더 비싸질 거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16일 이동통신 3사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신고 포상제, 일명 '폰파라치' 제도를 중단할 당시 연말 특수와 겹쳐 불법보조금 살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반대다. 폰파라치가 사라진 뒤 이통사가 지원금을 소폭 더 풀었다는 설명도 일부 있었으나, 대다수는 고개를 저으며 시장 침체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다른 유통점 직원은 "오히려 요즘 더 안 좋아지는 것 같다"며 "그나마 지금 A사가 이 정도고, B사는 더 안 좋다. 시장이 많이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점에서도 "연말이라고 특가가 나오는 것은 없다"며 "지금 A사는 지원금이 잘 나오는 편인데, 이게 저렴해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소셜미디어(SNS) 채널을 통한 소위 '성지' 매장이 뜨면서 오프라인 매장 경기는 전만 못하다. 폰파라치가 사라졌다지만 방송통신위원회와 KAIT의 모니터링은 지속되기 때문에 불법보조금을 선뜻 확대하기도 어렵다. 연말 대란은 이제 옛말이다. 

방통위에서도 통신 시장을 주시하고 있지만 시장 과열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장이 안정됐는지를 절대적인 지수로 평가하긴 어렵지만 최근 일일 번호이동(MNP)이 1만건 이하인 날이 많다. 지난 13일이 1만2000건 정돈데 그럼에도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통신사에도 온라인 채널 모니터링을 강화해달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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