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교육 철퇴에 '1000원짜리' 수업까지 등장

2021-12-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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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 사교육비 가이드라인 발표

10인 이하·10~35인·35인 이상 '구분'

하이난 최저 5위안 "지역별 편차 커"

사교육 부담 낮추되 시장 존중 필요

업계 줄도산, 지하 과외 기승 우려도

중국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공산당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가해 공연하고 있다. [사진=이재호 기자]

중국이 사교육비 부담 완화를 명목으로 강도 높은 규제를 이어가면서 수업당 수강료가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지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련 업계의 줄도산 가능성뿐 아니라 교육의 질이 저하돼 음성적인 고액 과외가 더욱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1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각지의 지방정부에서 사교육 비용 가이드라인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라는 중앙정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지난 7월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은 '솽젠(雙感)' 정책 추진을 천명했다. 

초·중·고 학생들의 학업 부담과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사교육 업계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했다.

더 큰 방점이 찍힌 건 사교육비 부담 완화 쪽이다. 기존 사교육 업체는 비영리 기관으로 강제 전환토록 하고, 지방정부에는 새로운 요금 기준 마련을 주문했다.

베이징 교육당국은 '10인 이하', '20~35인', '35인 이상' 등 3종류로 분류해 요금을 차등 책정하기로 했다. 

수강료는 최대 3개월치 선납만 허용하고, 업체 측은 새 강의가 시작되기 1개월 전부터 수납할 수 있다. 

1~2년치 요금을 미리 받는 식으로 자금을 확보해 프랜차이즈 확대에 나서거나 마케팅에 과도하게 투자하는 업계 관행에 철퇴를 가하기 위한 조치다. 

대부분의 지방정부도 베이징과 비슷한 기준을 도입하는 추세다. 구체적인 요금 기준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하이난성 발전개혁위원회와 교육청은 '의무교육 단계 사교육 비용 표준'을 통해 10인 이하의 경우 수업당 25위안, 10~35인은 7위안, 35인 이상은 5위안의 수강료를 받도록 했다.

하루 3시간을 강의하는 학원 강사가 40명이 수강하는 5위안(약 930원)짜리 수업을 맡으면 하루에 600위안을 번다. 

중국 매체 스다이차이징(時代財經)은 "학원 측이 운영비 등을 이유로 60~70%를 떼 간다"며 "해당 강사는 한 달을 꼬박 일해도 6000위안(약 111만원) 안팎을 손에 쥘 뿐"이라고 보도했다.

후난성은 10인 이하 40위안, 10~35인 30위안, 35인 이상 25위안으로 책정했는데 규제가 시작되기 전보다 31.5% 인하된 금액이다.

산시성은 의무교육 단계인 초·중등생의 경우 1인당 평균 17위안, 고등학생은 20위안으로 제한했다. 수업시간도 초·중등생은 30분, 고등학생은 45분을 넘지 않도록 했다.

산둥성은 초·중등생 16위안, 고등학생 18위안으로 더 낮다. 반면 경제가 발달하고 소득 수준이 높은 저장성은 10인 이하 50위안, 10~35인 40위안, 35인 이상 30위안으로 훨씬 비싸다.

유명 진학 전문가인 량팅푸(梁挺福)는 중국신문주간에 "각지의 경제 수준과 교육 자원의 불균형, 가구당 소득 수준, 소비 의식, 교육을 중시하는 정도 등이 요금 가이드라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잠정가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교육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걸 막는 데 집중해야지 시장 가격을 아예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슝빙치(熊丙奇) 21세기교육연구원 원장은 "가격 억제 방침과 더불어 시장 규율도 존중해야 한다"며 "영리 목적의 업체가 아니라면 생존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량팅푸는 "가격 후려치기에만 몰두하면 합법적인 업체도 지속 경영이 어려워져 줄도산이 불가피하다"며 "(사교육 수준이 떨어져) 학부모의 합리적인 교육 수요가 충족되지 않으면 더 비싸고 은밀한 과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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