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절반, 투자 계획 ‘없거나 아직도 미정’

2021-12-13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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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의 절반이 아직도 내년 투자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들의 경우에도 절반 이상이 경제전망 불투명 등을 이유로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늘리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101개 응답기업의 49.5%가 내년도 투자계획이 없거나(8.9%)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40.6%)고 응답했다.

반면 내년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 비중은 50.5%로, 이 중 절반 이상(62.7%)이 내년 투자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31.4%, 줄이겠다는 기업은 5.9%로 조사됐다.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지 않겠다고 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2022년 경제 전망 불투명(31.8%)과 주요 투자 프로젝트 종료(31.8%)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외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교역환경 악화(19.7%), 경영악화에 따른 투자여력 부족(12.1%), 과도한 규제(7.6%), 투자 인센티브 부족(1.5%) 등의 이유가 잇따랐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긴축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미·중 갈등, 국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노출된 상황에서 투자가 위축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반해 내년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에 대해 산업 내 경쟁력 확보(50%), 신성장 사업 진출(25%), 노후설비 개선(12.4%), 2022년 경기 개선 전망(6.3%), 제품수요 증가 대응(6.3%)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투자환경은 100점 만점에 65.7점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고용 및 노동규제(35.3%)'가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는 대표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 외에는 지자체의 인·허가 심의규제(29.4%), 환경규제(17.6%), 신사업에 대한 진입규제(11.8%), 공장 신·증축 관련 토지규제(5.9%) 순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기업들에 내년 투자와 관련해 부정적, 긍정적인 요인도 물어봤다. 내년도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로는 응답기업의 52.9%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부담 증가를 지적했다.

그 외에도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생산차질(17.6%),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17.6%), 가계부채 등 국내 금융불안 요인(17.6%), 미·중 갈등 장기화 및 중국 성장률 둔화(11.8%)를 주요 투자 리스크로 꼽았다.

반면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글로벌 소비회복(44%), 반도체·2차전지 등 신성장분야 경쟁력 우위(32%), 글로벌 교역량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20%),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대규모 인프라·친환경 투자 집행(8%) 등은 내년도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기업투자는 한국 경제의 지속성장과 국내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초석"이라며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투자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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