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쥐가 한패가 됐다”...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묘서동처’

2021-12-1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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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가 위아래·민간과 짜고 범법 도모하는 행위 꼬집어

국내 교수들이 올해 한국 사회를 표현한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꼽았다. 묘서동처란 ‘고양이가 쥐를 잡지 않고 쥐와 한패가 됐다’는 뜻이다.

12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전국 대학교수 880명(각 2표)을 대상으로 이뤄진 올해의 사자성어 투표에서 묘서동처는 1760표 중 514표(29.2%)로 가장 많은 표를 획득했다.

이번 투표는 추천위원단 추천과 예비심사단 심사를 거쳐 선정된 6개 사자성어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투표 참가자들은 6개 중 2개씩 고를 수 있었다.

묘서동처는 중국 당나라 역사를 서술한 ‘구당서’에 처음 등장한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상황을 꼬집는 말이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공직자가 위아래 혹은 민간과 짜고 공사 구분 없이 범법을 도모하는 행위 등 올 한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묘서동처의 현실을 목도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각처에서 또는 여야 간에 입법·사법·행정의 잣대를 의심하며 불공정하다는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며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지거나 공정하게 법을 집행·시행하는 데 감시할 사람들이 이권을 노리는 사람들과 한통속이 돼 이권에 개입하거나 연루된 상황을 수시로 봤다”고 말했다.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에는 묘서동처 외에 인곤마핍(人困馬乏·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함), 이전투구(泥田鬪狗·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는 모습), 각주구검(刻舟求劍·판단력이 둔해 융통성이 없고 어리석음), 백척간두(百尺竿頭·몹시 어렵고 위태로운 지경), 유자입정(孺子入井·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절박한 심정) 등이 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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