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2억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이 사망하면서 대장동 사업과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공사 사장 사퇴 압박 의혹을 고리로 한 검찰의 '성남시 윗선 수사'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검찰은 전날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전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오는 14일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을 예정이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사망과 관련해 "이번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 수사로 ‘윗선’ 책임 여부를 특정하려고 한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건에서 이른바 ‘핵심 4인방’으로 분류된 인사는 아니다. 하지만 개발사업 전반에 관여했고 황 전 사장 사퇴 종용 의혹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검찰 수사 빈틈을 메울 수 있는 또 다른 ‘키맨’으로 꼽혔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대장동 개발을 위한 민간사업자 컨소시엄 선정 과정에 참여했다. 1차 평가에선 평가위원장, 2차 평가에선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화천대유가 속한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 관여했던 셈이다.
하지만 유 전 본부장 사망으로 인해 화천대유가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게 된 과정 전반에 유 전 본부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을 포함한 윗선과 어떤 논의를 했는지 검찰이 들여다 볼 수 없게 됐다.
황 전 사장 사퇴 의혹 배후로 지목된 당시 성남시장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진실 규명도 어렵게 됐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대화 녹취록을 통해, 유 전 본부장이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정 실장' 등의 지시가 있었다며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여기서 '정 실장'은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대화에서 유 전 본부장이 "시장님 이야기입니다"라며 당시 성남시장인 이 후보를 언급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 전 본부장이 당시 성남시 관계자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