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이 10% 이상 성장하며 덩치를 키우는 가운데 여전히 독보적인 1위는 TSMC인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꾸준히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1위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파운드리 시장 매출의 97%를 차지하는 상위 10대 기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11.8% 증가한 272억7700만 달러(약 32조641억원)를 기록했다. 전 세계 파운드리 매출은 2019년 3분기부터 9분기 연속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현재 세계 시장 1위 업체는 대만의 TSMC로, 3분기 아이폰 신규 모델 출시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11.9% 증가한 148억8000만 달러(약 17조49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2분기 52.9%에서 3분기 53.1%로 0.2%포인트 올랐다.
삼성전자의 3분기 파운드리 매출 역시 2분기보다 11.0% 증가한 48억1000만 달러(약 5조6541억원)로, TSMC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2분기 17.3%에서 3분기 17.1%로 0.2%포인트 하락하면서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는 5G 이동통신, 사물인터넷과 관련한 반도체 수요 증가로 파운드리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져, 파운드리 시장 매출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 확대와 맞물려 삼성전자의 반격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들어 확보한 파운드리 고객사는 100곳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05년 파운드리 사업을 처음 시작, 2017년 독립 사업부로 출범했다. 당시 30곳에 불과했던 고객사는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나며 뛰어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2026년까지 300곳 이상의 고객사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한 전진기지는 미국이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최근 미국 출장에서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제2공장 설치를 확정하면서 기존 오스틴시 파운드리 제1공장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이미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P2가 가동을 시작했고,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평택캠퍼스 P3(제3공장)까지 더해지면 국내외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은 2배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TSMC의 입지는 탄탄하다. 내년 연간 매출은 680억 달러(약 80조원)로 전망되고, 고객사는 삼성전자보다 5배나 많은 500곳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향한 행보가 숨 가쁘다”며 “아직은 격차가 크지만, 1위인 TSMC를 반드시 잡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엄청나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