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저축은행장들과 만나 금리산정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금리인하 요구권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저축은행들이 예대금리 차이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정 원장은 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한 저축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금리상승기에 대출금리가 높아지고 예대금리차도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필요하다면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며 금리산정체계 개선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은행과 비교를 해보더라도 예대금리차와 관련해서 업권 간의 차이가 조금 축소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은행 대비해서 4배 정도 차이가 나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현재 제2금융권에 대한 예대금리차도 모니터링하고 점검을 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예대금리차를 낮춰야 될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유도할 방법도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도에 저축은행들 가계부채 총량 관리 목표치에 대해서는 “아직 전달한 건 없다”고 말하면서도, 관리 강화라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만 가계부채의 전체적인 증가 수준에 대한 관리 차원에서 금융위와 긴밀히 협의해서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만들어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주에 저축은행들에 대해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각각 10.8~14.8% 수준으로 제시했다. 올해는 21.1%였다. 가계대출 증가 폭을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여기에는 중·저신용자 자금줄 역할을 하는 중금리 대출도 포함돼 금융 취약계층을 대출절벽으로 내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 원장은 이날 “저축은행이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서 소비자보호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면서 다른 업무 권역과 비교해 불리한 대출 규제 개선 등 지원책도 제시했다.
정 원장은 그는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위해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지역 저신용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확대를 유도하겠다”며 “다른 업무 권역과의 규제 형평성 등을 고려해 대출 컨소시엄 참여를 어렵게 하는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저축은행은 차주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자금의 2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경우에만 대출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다. 반면 타 업권은 별도 규제가 없다.
아울러 그는 “저축은행중앙회의 금융플랫폼 구축을 지원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금융서비스 접근성도 제고하겠다”며 “저축은행 부실화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 다가올 50년은 저축은행이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