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알리바바 위협하던 핀둬둬도 '어닝쇼크'…시총 19조 증발

2021-11-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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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실망감에 주가 장중 20% 곤두박질

알리바바의 역습···'타오터' 저가 공세에 흔들

新성장동력 '농업' 투자에 눈 돌리는 핀둬둬

핀둬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알리바바를 위협할 정도로 질주하던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 '다크호스' 핀둬둬(拼多多)의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환경 변화,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핀둬둬는 주력 사업인 전자상거래 성장세 둔화 속 '농업'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적 실망감에 주가 장중 20% 곤두박질
핀둬둬 주가는 지난 26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장중 20% 가까이 폭락했다. 이날 종가 기준 일일 하락폭은 15.86%였다. 하루 새 시총 161억6000만 달러(약 19조2045억원)가 증발했다.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신문은 이날 핀둬둬가 발표한 3분기 실적 실망감이 주가를 떨어뜨렸다고 보도했다.
핀둬둬는 3분기 215억 위안(약 4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시장은 핀둬둬 3분기 매출이 88.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전 분기 매출 증가율인 89%에서도 크게 둔화한 것이다.

핀둬둬의 3분기 총거래액(GMV)도 전년 동비 약 30% 증가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인 45%를 밑돌았다.

이용자 수 증가세도 '답보' 상태다. 3분기 월 활성화 이용자 수는 7억415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15% 증가했지만, 전 분기보다는 고작 0.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3분기 말 기준 입점업체 수는 8억6700만개로, 3분기에만 고작 1700만개 업체가 신규 입점했다. 전 분기 2610만개보다 줄어든 것은 물론, 시장 예상치 2000만개에도 못 미쳤다. 

그런데도 핀둬둬는 같은 기간 16억4000만 위안의 순익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흑자에 성공했다.

이는 매출이나 이용자 수 증가 덕분이 아닌, 영업비용 통제에 따른 결과다. 3분기 핀둬둬가 마케팅에 쓴 비용은 100억506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줄었다. 그동안 대대적인 저가 마케팅 공세를 벌였던 핀둬둬의 마케팅 비용이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인 건 사상 처음이다.
 
알리바바의 역습···'타오터' 저가공세에 '흔들'
핀둬둬 성장세가 꺾인 데는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이 영향을 미쳤다고 펑파이신문은 분석했다.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몰의 공동구매 플랫폼 타오터(淘特)다. 

2015년 창업한 핀둬둬는 공동구매 방식에 기반한 '박리다매' 전략으로 지난해 이용자 수로는 알리바바도 제치며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위협을 느낀 타오바오몰이 지난해 3월 저가 공동구매 플랫폼 타오터를 내놓으며 '역습'을 가한 것이다. 

타오터는 올해 3분기 말 이용자 수가 출시 18개월 만에 벌써 2억4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미 타오바오, 핀둬둬, 징둥에 이은 중국 4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퀘스트모바일에 따르면 타오터 이용자의 78%는 핀둬둬가 겹친다. 
 
성장동력 '농업' 투자에 눈 돌리는 핀둬둬
흥미로운 점은 핀둬둬가 실적 발표 당일 컨퍼런스콜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에 대해 별로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알서 알리바바가 실적 보고 자리에서 향후 전자상거래 성장세 둔화를 우려했던 것과 비교된다. 핀둬둬는 대신 농업에 대한 이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농업 디지털, 농업연구 대회, 10만명 신(新) 농부 육성 계획, 식품 안전 및 공급, 농업기술 연구 투자 사업 등이다. 중국 동방재부망은 "누가 보면 농업기업인 줄 알았을 정도였다"고 표현했다.

실제 핀둬둬는 전자상거래 성장세 둔화 속에서 농업을 제2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실적 보고서에서도 드러났다. 핀둬둬의 3분기 영업비용은 65억5900만 위안으로, 전년 동비 2배 증가했다. 대부분이 농산물을 위한 창고 저장 비용 증가에서 기이한 것이다. 

게다가 핀둬둬는 3분기 이윤의 전부를 농업과학기술 연구 투자사업에 쏟아부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농산물 업스트림 플랫폼, 농산물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에 주력하면서 이것이 단기적으로 재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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